하림도 동원도 ‘턱 없는 실탄’…HMM 품을 수 있나

입력 2023-09-07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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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 1.5조ㆍ동원 6000억 현금 보유...매각가, 최소 5조원에도 못미쳐

하림, FI 손잡고 대주단 확보 전략
동원, '형제' 한국투자 등판 가능성

(이투데이 그래픽팀)

식품업체인 하림과 동원이 해운사 HMM 인수전에 뛰어들었지만 두 회사의 자금력에 대해 우려가 제기된다. 두 회사 모두 HMM 매각가에 비해 턱 없이 부족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림은 재무적 투자자(FI)를 구해 인수전에 적극적으로 나선 가운데 동원은 아직 구체적인 해결책이 드러나지 않은 상황이다.

7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상반기 말 기준 하림지주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조1076억 원이다. 같은 기간 동원산업은 5159억 원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주요 계열사들까지 동원하면 하림은 1조5000억 원, 동원은 6000억 원 수준의 현금을 가진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 HMM 인수에는 식품기업인 하림과 동원 외 물류·상사기업 LX도 참전했다. LX의 경우 LX인터내셔널(1조2000억 원), LX판토스(4700억 원) 등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합하면 2조5000억 원 수준의 인수 자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HMM의 매각가는 최소 5조 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최대 7조 원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세 기업 모두 인수 자금이 부족한 상황으로, LX가 자금력은 그나마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동원의 경우 현금이 가장 부족해 인수전을 완주할 수 있느냐는 의구심까지 제기되고 있다.

동원보다는 앞서지만 하림 또한 자금력이 달리는 것은 마찬가지다. 이에 하림은 벌크선사 팬오션을 인수할 때 손을 잡았던 FI JKL파트너스와 다시 한번 손을 잡고 인수 자금 마련에 나선 상황이다.

하림은 과거 팬오션을 인수할 때도 자금력이 부족했지만 은행으로부터 막대한 인수 대금 상당 부분을 차입한 이력이 있다. 이후 종속 기업을 매각하고 지주사 상장을 통해 자금을 마련해 빚을 갚는 방식을 썼다.

이번 HMM도 팬오션 때와 마찬가지로 대주단을 확보해 자금을 마련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실제 하림과 JKL은 인수 자금 대출을 차입하기 위해 국내 주요 은행을 적극적으로 공략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성공 후에는 HMM이 보유한 현금을 활용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HMM의 현금성 자산(기타유동금융자산 포함)이 12조 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HMM의 현금을 직접적으로 빼가는 것에 제약이 걸릴 경우 유상 감자, 자사주 매입 등의 방법을 쓸 가능성도 있다.

동원의 경우 자금력은 처지지만 한국투자금융지주가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다.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은 동원그룹 김재철 명예회장의 장남이자 김남정 부회장의 형이다.

한국투자증권은 동원산업 계열사들이 회사채를 발행할 때마다 조달 파트너로 힘을 보탠 바 있다. 아직 동원과 한국투자의 협업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윤곽이 드러나지 않았다. 다만 한국투자와 손을 잡더라도 동원 역시 인수 후 HMM의 현금을 차입 상환에 활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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