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암 신규 자원회수시설 두고 갈등 지속…마포구 “서울시와 전쟁 불사”

입력 2023-09-04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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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5년까지 기존 시설 철거·1000억 규모 기금
소각제로가게 확대 및 종량제 봉투 폐지 등 제안
박강수 마포구청장 “서울시·환경부에 강력 투쟁”

▲4일 박강수 마포구청장이 마포자원회수시설 앞에서 쓰레기 소각장 신설 최종 결정 반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자료제공=마포구)

서울시가 신규 광역자원회수시설(소각장) 입지로 마포구 상암동 일대를 최종 선정한 가운데 마포구가 “서울시와 전쟁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신규 소각장을 두고 마포구를 비롯한 일대 주민과 서울시와의 갈등이 심화할 전망이다.

박강수 마포구청장은 4일 쓰레기 소각장 신설 최종결정 결사반대를 위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는 후보지 발표 후 마포구와 충분히 협의하고 주민의 의견을 수렴해 최종 결정을 내리겠다고 했지만,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라며 “우리 마포구의 간절한 외침을 모른 척 한다면 물러섬 없는 강력한 투쟁으로 환경부와 서울시에 소각장 전쟁을 선포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시는 지난해 8월 31일 신규 소각장 첫 입지 대상지로 마포구 상암동 일대를 선정했고, 지난달 31일 전략환경영향평가 등의 결과를 발표하며 마포구 상암동을 신규 소각장으로 최종 선정했다. 현 마포자원회수시설은 2035년까지 폐쇄할 예정이다.

신규 광역자원회수시설은 지하에 건립되며 세계 최고 수준의 오염방지설비와 검증된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한다. 지상부는 주변 공원과 수변 공간에 어울리는 문화시설과 전망대‧놀이기구‧스카이워크 등을 설치해 서울시민과 관광객이 즐겨찾는 공간으로 만들 계획이다. 시는 상암동 내 1000억원 규모의 수영장‧헬스장‧독서실‧놀이공간 등의 주민편익시설도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마포구 “지역 형평성 고려되지 않아”…전처리시설 대안 제시

▲마포구청에 걸린 쓰레기 소각장 최종 결정 철회 촉구 대형현수막. (자료제공=마포구)

마포구는 상암동 일대를 신규 소각장으로 최종 선정한 것을 두고 서울시와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구는 15년간 1톤(t) 트럭 1억1000만대 분량의 쓰레기를 난지도에 매립해 '쓰레기 섬'이라는 오명을 얻었으며, 750톤(t) 규모 기존 소각장으로 지금껏 고통받았기 때문에 지역 형평성이 고려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구는 지난 1년간 △생활폐기물 성상분석(64.3% 이상 재활용 가능) △쓰레기 전처리시설 도입(평균 80% 감량 효과) 제안 △소각제로 가게 설치·운영 △지역 내 사업장 폐기물 분리배출 단속 등을 시에 제안해왔다.

박 구청장은 “구는 실질적인 폐기물처리 대안 제시를 위해 직접 쓰레기봉투를 뒤져 재활용 쓰레기가 64.3% 이상임을 확인했다”라며 “쓰레기 전처리를 통해 폐기물을 80%까지 감량할 수 있다는 것도 실증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구가 시범실시하고 있는 재활용률을 높이는 소각제로가게와 전처리 시설을 전국에 설치할 것을 서울시와 환경부에 공개 제안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구는 현재 권역(종로·중구·용산·서대문구) 이외에 쓰레기가 구로 유입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는 입장을 강조했다. 박 구청장은 “시는 신규 광역자원회수시설 준공 후 현행 권역별 공동이용체계의 전면 또는 부분 개편을 위해 25개 자치구와 공동협약을 준비하고 있다”라며 “현재 5개 구의 쓰레기를 처리한 것도 모자라 2026년부터는 소각장이 없는 다른 자치구의 쓰레기까지 구가 떠안게 된다는 것은 정말 용서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다만 시는 입지 후보자 최종 선정에 따라 계획대로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앞으로 시는 △예비타당성 조사 및 사업계획 적정성 검토(기획재정부) △투자심사(행정안전부) △환경영향평가(환경부) 등의 절차를 진행한다. 환경영향평가는 주민참여로 진행하며 충분한 의견 반영 기간 확보를 위해 이른 시일 내 실시할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입지 후보지 선정 과정에서 법령을 위반하거나 공익을 저해한 사실이 없음이 확인돼 절차에 따라 입지선정위원회를 개최하고 상암동을 최종 선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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