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꼼수단식’, 지지율 기폭제 될까

입력 2023-09-03 16:20수정 2023-09-03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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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3일 오전 국회 단식농성장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의 런던협약·의정서 위반 의결을 촉구하는 친서 발송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의 폭정을 명분 삼아 ‘무기한 단식’에 들어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결단이 최근 윤 정부 집권 이후 최저(27%)로 떨어진 당 지지율을 끌어올릴 기폭제가 될지 주목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달 31일 대정부 투쟁을 위한 단식에 돌입했다. 윤 정부의 실정을 강조하고, 민주당 지지도를 높이려는 시도로 풀이되지만 동시에 사법리스크와 당내 갈등 등 당 안팎의 불만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꼼수‧방탄 단식’이란 해석이 나오면서 단식이 당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2일 한국갤럽에 따르면 지난달 29일부터 31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민주당 지지도는 전주보다 5%포인트(p) 떨어진 27%였다. 윤 정부 출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국민의힘 지지도는 34%로 전주와 동일했고, 윤 대통령 직무수행 긍정평가는 직전 조사보다 1%p 내린 33%, 부정평가는 2%p 오른 59%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 결과에 이 대표 단식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은 낮다. 조사기간과 단식기간이 겹치는 날은 31일 하루로, 본격적인 반응이 조사에 반영되려면 다음주 결과를 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번 지지율 하락에는 가상자산 투자‧보유 의혹을 받은 김남국 무소속 의원에 대한 제명안 부결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다음 주 여론조사에서는 이 대표의 단식이 당 결집력을 높여 지지율이 오를 가능성이 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지금 이 대표는 지금껏 이렇다 할 성과를 만들지는 못한 당을 향해서 이번 마지막 정기국회에서라도 결집해 성과를 만들자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며 “대통령 재의요구권이나 여당의 비협조에 사실상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는 야당 대표가 단식 투쟁에 나선 의미를 이해하는 중도층이 움직인다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단식이 강성 지지층 정도만 움직일 수준이라는 분석도 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 교수는 “오염수 투쟁이 사실상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고, 김 의원 제명안 부결로 내로남불 얘기가 다시 나오게 된 상황”이라며 “(거기에) 민주당은 힘없는 소수야당도 아니고, 단식의 타깃 이슈도 명확하지 않다. 내부적으로도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 대표 단식이 내로남불 이미지를 강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대표가 단식 투쟁까지 벌이는 상황에서 체포동의안 가결을 주장할 수 있는 의원들은 많지 않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즉, 이 대표가 체포동의안이 가져올 혼란을 막기 위해 단식을 선택했지만, 국민에겐 그저 체포동의안 가결을 피하기 위한 행동으로 비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날 정치권에서도 동정론이 형성되는 등 체포동의안 표결에 대한 기존 전망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편 검찰 출석은 이 대표가 검찰에 제시한 11~15일이 유력하다. 단식 나흘째인 3일 오전 이 대표는 이동을 위해 일어나는 와중에 몸을 비틀거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돌아가며 동반 단식을 하고 있다. 이날은 박찬대 최고위원이 이 대표 옆을 지키며 같이 1일 단식 투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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