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연기…가격 하락에도 최종 승인 희망적

입력 2023-09-01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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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 블랙록ㆍ피델리티 등이 신청한 비트코인 ETF 현물 승인 연기
그레이스케일-SEC 소송 결과로 올라간 시장 기대치 실망으로 전환
미 재판부, SEC 논리 불충분 확인...“향후 승인 가능성 높아”

▲개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이 4월 18일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해 증언하고 있다. 워싱턴D.C/AP뉴시스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가 자산 운용사들이 제출한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결정을 일괄 연기했다. 최근 미국 자산운용사 그레이스케일이 비트코인 현물 ETF 신청을 거부한 SEC에 제기한 소송에 승소하면서 ETF 승인 기대감이 고조됐지만, 결정이 미뤄지며 시장 실망감이 비트코인 가격에 반영됐다.

31일(현지시간) 더블록, 코인텔레그래프 등 외신에 따르면 SEC는 블랙록, 위즈덤트리, 인베스코갤럭시, 피델리티, 비트와이즈, 발키리디지털애셋 등이 신청한 현물 기반 비트코인 ETF 승인 결정을 모두 연기했다. 승인 연기 여파로 같은 날 2만7000달러 선에서 거래되던 비트코인은 한때 2만 5000달러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이틀 전 SEC와 그레이스케일 소송 결과에 따른 예측과 상반되는 결과로 인한 시장 반응이다.

29일(현지시간) 워싱턴 항소 법원 재판부는 SEC가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현물 ETF 전환 신청을 거부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판결했다. 그레이스케일은 지난해 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를 수차례 거부한 데에 소송을 제기하며 법적 다툼을 해왔다. 이에 재판부는 결국 그레이스케일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연계된 시장(CME)에 대한 판단에 SEC는 유사한 상품을 다르게 처리한 데 대한 합리적이고 일관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면서도 “그레이스케일은 CME 비트코인 선물 가격이 현물 시장 가격과 99.9% 상관관계를 보인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판단했다.

또한 “SEC는 그레이스케일의 자산이 300억 달러 수준이므로 17억 달러 규모의 CME(시카고 상품 거래소) 비트코인 시장을 왜곡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SEC는 그 연결성을 적절히 설명하지 못했다”고 부연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승인 연기 결과에 대해 큰 의미를 두지 않는 모습이다. SEC는 승인 여부를 240일 이내에 결정하면 되기 때문에, 급하게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추측이다.

정석문 코빗 리서치 센터장은 “SEC는 240일 이내에 결정을 내리면 되기 때문에 굳이 현상황에서 서두를 이유가 없다”며 “오늘 예정된 현물 ETF가 승인될 것이라는 기대가 별로 없었다고 본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그레이스케일 결정으로 SEC가 비트코인 ETF 현물, 선물 시장을 구분 짓는 논리가 불충분함을 확인했기 때문에 향후 현물 ETF 승인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고 본다”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선물 거래가 현물 거래에 비해 가격 변동성은 더 큰데 현물 ETF만 거부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구리 현물 ETF도 가격 변동성을 이유로 몇 차례 연기됐는데 결국 승인됐으니 비트코인 현물 ETF도 비슷한 수순을 밟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사진=유진투자증권)

비트코인 현물 EFT가 승인되면 한동안 침체돼있던 가상자산 시장도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코빗 리서치 센터는 1일 발간한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을 정조준하는 기관 자금’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시 200억 달러(26조 3420억 원) 유입될 거로 추정했다. 이번에 연기된 SEC의 비트코인 현물 ETF 다음 승인 예정일은 내달 중순, 마지막 데드라인은 내년 3월에 몰려있어 수개월 안에 최종 결정 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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