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오아시스 전용 앱 보며 작업동선 단축...“신선식품 똑똑한 새벽배송”

입력 2023-08-29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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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억 투자한 의왕스마트물류센터…가동 1년, 오아시스 경쟁력 키워

'자체 IT물류 시스템' 오아시스 루트 활용…널찍한 공간, 높은 층고 효율 극대화
피킹·패킹존 구분, 동선 단순화…육류 위한 전용공간도 따로 배치
150명 작업자, 매일 8000~9000건의 배송 건수 처리
성남·의왕 센터 두 축 활용…오아시스마켓, 일 배송 건수 15만건 확대 계획

▲28일 경기도 의왕시 의왕테크노파크에 있는 오아시스마켓 의왕 스마트 풀필먼트 센터에서 피킹 작업자들이 새벽배송 주문 상품이 담긴 상자를 컨베이어 벨트를 통해 포장 구역으로 옮기고 있다. (유승호 기자 peter@)

“상자 올라갑니다”

28일 경기도 의왕시 의왕테크노파크에 있는 오아시스마켓 의왕 스마트 풀필먼트 센터 내부는 주문이 들어온 새벽배송 신선식품을 피킹, 포장하는 작업자들로 분주했다. 오아시스마켓은 40억 원을 투자해 지난해 7월 의왕 풀필먼트센터를 만들었다.

의왕 테크노파크 2층과 3층에 자리했다. 규모는 연 면적 기준 약 9만9173.5㎡(3만 평)다. 성남 스마트 통합 물류센터의 약 7~8배 규모인 의왕 센터를 필요에 따라 한 개의 층을 2개 층 또는 3개 층으로 구획화해 필요에 따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2층은 상온과 냉장·냉동 존으로 구성됐다. 이 구역은 가운데 자동차가 지나다니는 길을 사이로 양 사이드에 위치해있었다. 새벽배송 주문이 들어온 신선식품을 피킹, 패킹하는 것을 보기 위해 냉장존으로 향했다. 냉장존에 들어서자 서늘한 한기가 느껴졌다. 냉장 상품 구역의 온도는 3~5℃로 설정됐다. 식품의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다.

▲28일 경기도 의왕시 의왕테크노파크에 있는 오아시스마켓 의왕 스마트 풀필먼트 센터의 냉장존. 널찍한 공간과 높은 층고가 특징인데 아래를 피킹존, 위를 패킹존으로 구성했다. (유승호 기자 peter@)

특히 널찍한 공간과 높은 층 고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층고가 높은 만큼 한 개의 층을 두 개 권역으로 나눴다. 아래에는 피킹존을, 위에는 패킹존으로 구성한 것이다. 피킹은 소비자가 주문한 상품을 창고 진열대에서 가져오는 업무를 말하고 패킹은 소비자가 주문한 상품을 한 데 모아 포장하는 업무를 말한다.

이동일 오아시스 풀필먼트팀 팀장은 “성남 스마트 통합 물류센터의 경험을 개선해서 의왕 센터는 좀 더 넓게 개선한 것”이라면서 “작업 동선 안에서 (제품과 시스템이)다 돌아가기 때문에 공간 대비 효율성이 굉장히 높다”고 설명했다.

▲28일 경기도 의왕시 의왕테크노파크에 있는 오아시스마켓 의왕 스마트 풀필먼트 센터에서 작업자들이 새벽배송 주문 상품을 바구니에 담고 있다. (유승호 기자 peter@)

이처럼 널찍한 공간으로 인해 피킹 업무 시 작업자들 간 동선이 겹치질 않았다. 피킹 업무를 하는 작업자들은 바퀴가 달린 카트를 끌고 다니며 피킹 작업을 했다. 카트에는 각 소비자들이 주문한 신선식품을 담는 바구니 15개가 올라간다. 즉 한 작업자 당 15명의 주문을 소화하는 셈이다.

작업자들은 팔목에 하나의 휴대폰을 보면서 피킹업무를 했다. 이는 오아시스 피킹 전용 앱이다. 전용 앱에는 15개의 바구니가 담긴 카트가 표시돼 있었다. 휴대폰 앱에서 각 바구니에 들어갈 신선식품을 확인한 뒤 신선식품을 가져와 상자에 넣는 식이다.

▲오아시스마켓 풀필먼트 센터에서 피킹 작업자들이 사용하는 오아시스 피킹 앱. (사진제공=오아시스)

오아시스는 피킹 동선 역시 신경을 썼다. 피킹 작업은 상온, 냉장, 냉동 제품 순으로 이어지는데 동선 역시 이순으로 이어진다. 공산품 품목이 상대적으로 적은 만큼 공산품을 우선 피킹하고 이어 냉장제품, 신선도를 가장 많이 신경써야하는 냉동 제품을 가장 마지막에 픽업하도록 한 것이다. 냉동 상품 구역은 영하 18도로 관리된다. 오아시스는 육류를 위한 전용 공간도 따로 마련했는데 이 구역은 영상 1도로 운영된다.

입고, 보관, 재고 관리, 배송 마무리 단계까지 이 모든 과정에는 오아시스 루트가 깔려있다는 게 오아시스마켓의 설명이다. 오아시스 루트는 오아시스마켓만의 물류 IT시스템이다. 대표적으로 저장존과 픽킹존을 분리해 픽킹존 동선을 짧게 줄여 같은 시간 안에 더 많은 주문 건을 소화할 수 있게 했다. 픽킹존에 모든 물건을 쌓아두면 픽킹 작업자의 동선이 길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피킹 작업자들이 보는 피킹 전용 앱 역시 오아시스 루트 기반이다.

유지원 오아시스 대외법무팀 대리는 “오아시스 루트는 애초부터 오아시스마켓 물류를 위해 만들어진 시스템이기 때문에 최적화가 강점”이라면서 “기술들을 업데이트하고 수정할 때마다 돈이 들어가는 데 저희는 자사 기술이기 때문에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28일 경기도 의왕시 의왕테크노파크에 있는 오아시스마켓 의왕 스마트 풀필먼트 센터의 패킹존. (유승호 기자 peter@)

피킹 작업이 끝나면 각 피킹 바구니는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위층 패킹존으로 이동하게 된다. 윗층 패킹존 역시 공간 효율에 신경을 썼다. 패킹 업무를 맡은 직원들 바로 옆까지 컨베이어 벨트가 적용됐다. 아래층 피커가 컨베이어 벨트로 총 15개의 바구니를 올리면 한 명이 15개 바구니를 모두 패킹하는 식이다. 컨베이어 벨트 위에 카메라를 두고 적절히 분배하는 시스템을 적용했다. 한 사람에게 일이 몰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이 역시 오아시스 루트의 일환이다.

▲피킹 작업을 마친 새벽배송 상품 바구니가 컨베이어벨트를 타고 패킹존으로 이동하고 있는 모습. (유승호 기자 peter@)

현재 의왕 스마트 풀필먼트 센터에서는 직고용한 작업자 약 150명이 매일 8000~9000건의 배송 건수를 처리 중이다. 일 배송 케파는 약 30만 건인데 이는 기존 성남 센터와 비교해 4배 가량 높은 수준이다.

의왕 센터는 주로 수도권 서부권역 및 충청권 주문을 맡는다. 오아시스마켓은 의왕 센터를 활용해 충청남도 아산시, 천안시 그리고 충청북도 청주시 등 충청 일부 지역에 제공 중인 새벽배송 서비스를 충청도 전체 지역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오아시스는 주로 위탁 업체를 통해 새벽배송을 나서고 있는 데 현재 오산 아래인 평택, 천안, 청주 등 경기 남부권, 충남권은 오아시스마켓 모회사인 지어소프트의 물류 자회사 ‘실크로드’가 일부 맡고 있다.

이동일 오아시스 풀필먼트팀 팀장은 “매일 오전 7시부터 입고를 받고 있고 채소와 같은 신선상품은 새벽 3~4시에 들어오고 있다”며 “주문이 들어온 것을 피킹, 패킹해 새벽배송으로 출고하는 시간은 11시부터 12시, 새벽 1시 이렇게 권역별로 나눠서 출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현재 청주까지 (새벽배송을) 하고 있지만 세종 지역으로 (배송권역을)넓히는 것을 검토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오아시스마켓은 성남 센터와 의왕 센터를 함께 활용해 향후 일 배송 건수를 15만 건까지 늘리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아울러 경남과 호남권까지 새벽배송 서비스 범위를 넓히겠다는 계획도 내비쳤다. 이를 위해 최근 경북 언양 물류센터 매입을 마무리했으며 호남권 지역의 경우 물류센터 부지를 물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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