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미국서 노조·시민단체 압력 직면…“단체협약 맺자”

입력 2023-08-28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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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아·앨라배마 지역사회 인력채용·환경보호 강화 등 요구
현대차 이어 공장 노조없는 벤츠·BMW도 다음 타깃될 듯

▲미국 콜로라도주 리틀턴에 있는 자동차 딜러 매장에 현대차 산타페가 보인다. 리틀턴(미국)/AP연합뉴스
현대자동차가 55억 달러(약 7조3000억 원) 규모의 새 전기차 조립공장과 배터리 공장을 건설 중인 미국 조지아주(州)와 앨라배마주에서 노동·시민단체의 압력에 직면하게 됐다.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노동총연맹산업별조합회의(AFL-CIO)와 전미자동차노조(UAW) 등 대형 노조들이 지역·환경 관련 시민단체와 함께 현대차 미국 법인에 해당 공장과 관련해 일종의 단체협약을 맺자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이들은 일자리 확대 등 지역사회에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하고 공장 인근의 환경보호 조치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일종의 단체협약을 맺는 것을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현대차의 조지아와 앨라배마 공장에는 노조가 없는데 이들은 노사 단체협약과 비슷하게 지역사회 협약을 맺어 지역사회에 대한 공헌을 강제성 있는 계약 형태로 명시하자며 현대차에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마이클 스튜어트 현대차 미국법인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우리의 우선순위는 미국 자동차 산업 발전에 공헌하는 직원들의 안전과 복지”라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지난해 노동부 조사 결과 현대차에 납품하는 앨라배마 일부 현지 공급사들이 아동 노동법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난 후 노동·시민단체들이 공급망 전반의 노동여건을 두고 현대차를 압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대형 노조들은 현대차 미국법인과의 해당 협약 체결에 전략적으로 공을 들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단 현대와 협약을 체결한 뒤 새 공장에 노조가 결성되지 않은 상태인 메르세데스-벤츠나 BMW 등 다른 외국 자동차업체를 다음 목표로 삼으려는 계획이라고 뉴욕타임스(NYT)는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이들 단체의 행보가 지난해 미국 전기버스 제조업체 뉴플라이어가 노조·시민단체와 체결한 협약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풀이했다. 당시 뉴플라이어가 체결한 협약에는 새로 고용하는 직원의 45%를 여성이나 소수인종, 제대 군인 등에게 할당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현대차는 조지아 서배너 인근에 55억 달러를 투입해 전기차 조립공장과 배터리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세금감면 혜택 대상이 되려면 미국 내에서 생산해야 한다는 내용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라 신규 공장 건설에 나섰다. 회사는 해당 공장에서 8100개, 앨라배마에서는 약 3000개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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