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에는 팔고, 9월에는 돌아와라”…가을 증시 훈풍불까

입력 2023-08-29 15:41수정 2023-08-29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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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의장 '매파' 발언에도 미·한 증시 상승…9월 주식시장 반등 기대감 ↑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5월에는 팔고, 세인트 레저(9월 중순에 열리는 영국 경마대회)에 돌아오라(Sell in May and go away, and come on back on St. Leger’s Day).” 영국 주식 속담에 등장했던 ‘약속의 9월’이 다가오고 있다. ‘잭슨홀’ 파월 발언에도 뉴욕증시는 상승했고, 2500포인트를 밑돌던 코스피 지수는 다시 반등에 시동을 걸고 있다.

29일 코스피지수는 2550포인트를 회복했다. 이달 14일 이후 10거래일 만이다. 잭슨홀 미팅 이슈를 소화하며 저점을 높여가고 있다. 유가증권 시장에서 5월에만 4조2049억 원을 순매도했던 개인투자자는 이달에만 3조5217억 원 순매수했다. 이 흐름이 이어지면 월 단위로 올해 들어 가장 큰 순매수 규모가 될 전망다. 지수가 바닥을 찍었다는 판단에 저가 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약발 떨어진 파월의 입…사실상 금리 인상 종결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발언의 ‘약발’은 떨어졌다. 파월 의장은 잭슨홀 미팅에서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면서 필요하다면 금리를 추가로 올릴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지만, 시장은 오히려 지수를 올리며 사실상 ‘금리 인상 종결’로 해석했다. 28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 0.62% 올랐고, S&P500지수는 0.63%, 나스닥지수는 0.84% 상승했다.

대신증권은 7월 미국 기준금리가 5.50%로 인상된 것이 인상 사이클의 마지막이라는 기존 입장을 그대로 유지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융시장이 지난해 급격한 충격을 받았던 상황에 대비해 앞서 주요 가격 변수들이 선반영 과정을 빠르게 진행한 만큼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 자체로는 중립적이거나 제한적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성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파월 의장이 잭슨홀 미팅에서 2% 인플레이션 목표를 강조했는데, 이는 경기 침체를 가정하지 않을 경우 당장에는 비현실적인 목표로 판단된다”라고 평가했다.

(출처=BNK투자증권)

주식시장 가을랠리 시동거나

시장의 관심은 주가 지수다. 대체적인 전망은 긍정적이다.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미국 경제성장률이 큰 폭으로 상향조정되고, 근원 개인소비지출(core PCE)은 하향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코어 PCE 전망치가 하향조정되면 긴축정책의 후퇴로도 인식될 수 있다.

지난주 S&P500 12개월 선행(12MF) 주당순이익(EPS)은 234.7포인트까지 상향조정됐는데, 9월에는 244포인트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증권가는 보고 있다. 현재 추세라면 9월에는 무난하게 사상 최고치(2022년 6월 237.1포인트)를 갈아치울 수도 있다.

김성노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12MF EPS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경우 강력한 어닝 모멘텀으로 인식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곧바로 주가 상승으로 이어진 사례가 많다”라고 설명했다.

국내 증시의 상승세도 점쳐진다. NH투자증권은 하반기 코스피 예상밴드로 2400~2750포인트를 제시했다. 9월 주요 이슈를 소화하며 하반기 지수 저점을 일시적으로 테스트한 후 재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화투자증권도 9월 국내 주식시장의 반등을 예상했다. 8월 조정은 양호한 미국 경기로 물가가 오르고 금리가 상승한 결과지만, 9월부터는 미국 경제와 금리의 탄력이 둔화하며 예민하게 반응해 온 시장에 반등의 계기가 되어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출처=NH투자증권)

수출 회복이 관건…중국 부동산 리스크도 시한폭탄

다만, 살아나지 못하는 수출 지표와 치솟는 금리ㆍ달러, 중국 부동산 기업의 채무불이행(디폴트) 리스크 이슈 등은 걸림돌이다. 코스피와 가장 상관관계가 높은 경제지표인 8월 일평균 수출액은 최근 최저점인 올해 1월 21억6000만 달러(약 2조8500억 원)보다도 낮아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NH투자증권은 “예상 대비 한국 수출 개선이 더디더라도 금리가 하락하면 주식시장은 상승하겠지만, 미국 장기 금리는 9월 말 예산안 협상과 미국 정부 채권 발행으로 경직성이 높으며, 중국 정부의 부실 부동산 기업 처리 스탠스도 9월에 확인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중 외국인 자금이 지속 유입되기 어렵다는 점에서 방향성 부재 속 테마 위주의 순환매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며 “코스피는 밸류에이션 매력이 커지는 구간 전까지 빠른 순매수보다 관망할 필요가 있다. 관건은 수출 회복, 반도체 경기 업턴 여부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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