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오염수 방류에 노량진 상인 ‘울상’…서울시 “모든 수산물 매일 표본조사”

입력 2023-08-24 14:49수정 2023-08-24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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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24일 오후 1시 오염수 방류 시작
추석 대목 노린 상인들 “매출 걱정돼”
수산물 매일 검사해 결과 실시간 공개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시작된 가운데 서울 노량진수산시장의 한산한 모습. 신태현 기자 holjjak@

추석 대목을 노리고 있었는데 벌써 원산지 묻는 손님들이 많아서 걱정이네요.

24일 오후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에서 활어를 파는 상인 김영현(가명·52) 씨는 “코로나가 잠잠해지고 노량진을 찾는 손님들이 많아지면서 저녁 장사가 잘되고 있었다”며 “오염수 방류한다는 소식에 걱정이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손님들에게 안전하다고 믿음을 주는 수밖에 없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이 후쿠시마 제1 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시작했다. 도쿄전력은 다핵종제거설비(ALPS)를 거쳐 후쿠시마 제1 원전 부지 내 저장 탱크에 보관된 오염수를 바닷물과 희석해 약 1㎞ 길이의 해저터널을 통해 원전 앞바다에 방류할 계획이다. 특히 후쿠시마 제1원전의 오염수 방류 작업이 종료되기까지는 30년가량의 세월이 걸릴 것으로 전망되면서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날 방문한 노량진수산시장에서는 낮 시간대임을 고려해도 평소보다 한산한 모습이었다. 시장 입구에는 ‘근거 없는 허위·과장 정보, 국민 불안 야기 마라', ’정부와 수협은 안전성이 검증된 수산물만 공급하겠습니다‘, ’수산물 안전검사의 깐깐한 기준은 오직 국민 안심‘ 등 여러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상인들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로 활기를 찾아가던 시장에 손님이 끊길까 걱정했다. 횟집 식당을 운영하는 박상현(가명·44) 씨는 “안 그래도 방류 소식 이후에 예약 손님이 급격히 줄어든 상황”이라며 “여기서 파는 수산물이 안전하고 검증됐다고 알리고 싶다”고 전했다.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시작된 가운데 서울 노량진수산시장의 한산한 모습. 신태현 기자 holjjak@

오염수 방류로 인한 지나친 걱정에 우려를 표하는 시민도 있었다. 실제로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이번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안전 기준에 부합한다는 검증 결과를 발표했고, 정부 또한 기준에 안 맞는 방류에는 실질적인 조치를 하겠다는 방침을 밝혔기 때문이다.

평소 노량진에 자주 방문한다는 이예원(28) 씨는 “걱정이 되긴 하지만 원산지 표시도 잘 되어있고, 수산물 검사도 진행한다고 해서 골라서 먹으면 될 것 같다”며 “오히려 이번 방류와 관련해 너무 과장된 정보들이 상인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서울 시내 대표적 수산물 도매시장인 가락시장과 노량진시장, 수협강서공판장에서 유통된 수산물은 총 14만3815톤으로, 이들 시장에서 서울시민 수산물 소비량의 21.7%가 취급된 것으로 추산됐다. 이중 일본산은 1.6%(2312톤)를 차지했으며, 주로 돔·명태·방어·가리비·멍게 등이 유통됐다. 지난달 말까지 3개 도매시장에서 수산물을 대상으로 검사를 한 결과 부적합 판정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든 종류 수산물 대상 ‘표본조사’ 실시…“실시간 공개”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에서 대형마트 및 전통시장 등에서 유통되는 수산물을 대상으로 표본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자료제공=서울시)

서울시는 앞으로 산지·어종을 불문하고 모든 종류의 수산물을 대상으로 매일 표본조사를 하고, 식품안전정보 누리집을 통해 검사결과를 실시간으로 공개한다.

우선 가락시장과 노량진시장, 수협강서공판장 등 주요 도매시장이 운영되는 월~토요일 유통된 수산물을 대상으로 매일 방사능 검사를 시행한다. 당초 수입산에 한해 진행하던 검사 대상을 국내산 수산물까지 전면 확대키로 했다.

특히 수산물과 수산물 가공식품에 대한 방사능·안전성 검사 결과는 식품안전정보 홈페이지와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홈페이지를 통해 실시간 공개한다. 시민들이 검사 결과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식품 방사능 안전신호등' 표시로 안전정보를 안내할 계획이다.

시는 수입식품의 유통경로를 추적해 국내로 들어온 일본산 수산물을 취급하는 음식점과 판매업소 총 3000개소를 대상으로 원산지 표시 의무대상 20종 특별 점검에도 나선다. 또 오염수 방류에 따른 확인되지 않은 정보로 소비자 불안을 조장하는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요 수산물 가격에 대한 모니터링도 강화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결정에 따라 수산물에 대한 불안과 우려가 커지는 만큼 수입산은 물론 국내산 농수산물의 방사능 포함 잔류농약·미생물 등에 대한 검사 및 모니터링을 확대하여 시민의 먹거리 안전을 철저히 확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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