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기둔화, 글로벌 원자재 시장 최대 위협으로 떠올라

입력 2023-08-23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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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비금속 기업 수익성 10년 만에 최악
부동산 시장 침체에 철강 수요도 휘청
돼지고기 수요 감소, 디플레이션 원인으로

▲중국 허베이성 탕산의 한 철강 공장에서 지난달 23일 노동자가 제품들을 살피고 있다. 탕산(중국)/신화뉴시스
세계 최대 구매국인 중국의 경기둔화가 글로벌 원자재 수요에 최대 위협으로 떠올랐다. 부동산 위기와 디플레이션, 수출 부진, 위안화 가치 하락 등 복합적인 위기 상황에서 중국은 정부 주도로 소비를 살리려는 노력을 진행 중이다. 다만 이는 에너지와 식량 수요 증가에 도움이 될 순 있어도 원자재엔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올해 상반기 중국 비금속 기업들의 수익성은 10년 만에 최악을 기록했다. 1월 고점을 찍었던 비금속 가격은 중국 경제가 활기를 잃고 제련소와 제조업체의 마진이 무너지면서 현재는 하락세다. 그 결과 6월 비금속 가공업체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월 대비 44% 급감했다. 27일 발표될 7월 공업 기업 순이익에서 비금속 지표는 더 부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철강도 상황은 비슷하다. 부동산 시장 침체로 전체 철강 수요의 40%를 차지하는 건설업이 위축되자 함께 수요 부진을 겪고 있다. 중국 정부의 부양책이 철강 가격을 톤당 100달러(약 13만 원) 이상으로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됐지만, 부채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지방정부들이 공공사업에 막대한 지출을 꺼려 철강 수요도 크게 회복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중국 철광석 재고 추이. 단위 100만 톤. 8월 18일 기준 1170만 톤. 출처 블룸버그통신
마이스틸의 스티븐 유 애널리스트는 “여름이 지나고 건축 업계의 황금기로 접어들면서 고로 가동률이 높아지고 철강의 계절적 수요도 늘고 있다”며 “그러나 부동산 시장 부진으로 철강 제조사들이 생산에 더 신중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상반기 중국의 원자재 구매 중 가장 긍정적인 부문은 원유였다. 올해 늘어난 구입 증가분은 전 세계의 40%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정유업체가 수입을 억제하고 재고를 줄이는 방향으로 전환하면서 상황이 틀어지고 있다.

지난달 원유 수입량은 3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재고는 2021년 10월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감소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내수 시장이다. 경유 소비는 산업 활동의 약화로 정체됐고 휘발유 수요는 전기자동차의 빠른 보급에 부진하다.

경제 불확실성에 가계가 현금을 아끼기 시작하면서 중국 식품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돼지고기 수요도 줄고 있다. 줄어든 수요는 가격을 압박했고 그 결과 양돈 농가들은 올해 대부분을 적자로 보내고 있다. 7월 중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0.3% 하락한 것도 돼지고기 영향이 크다. CPI가 전년 대비 하락한 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이 한창이던 2021년 2월 이후 2년 5개월 만에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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