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금융사고 10건 중 6건은 ‘상호금융’…한 달 새 농협서 횡령 3건 적발

입력 2023-08-22 05:00수정 2023-08-22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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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전체 횡령사고 중 16건
상호금융권서 매년 20건 발생
사고 막을 고강도 근절책 절실
농협 "자체 감사 횟수 확대할 것"
당국, 내부통제 이행실적 점검

올해 적발된 금융권 횡령사고 10건 중 6건은 상호금융권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농협은 전체 횡령사고 총 36건 중 16건으로 절반에 육박했다. 금융당국이 상호금융권에 매년 내부통제 시스템 정비를 주문하고 있지만, 강도 높은 근절 대책이 나오지 않는 이상 금융사고는 반복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 전체 금융권에서 발생한 횡령사고는 36건으로 전체 횡령금액은 595억1100만 원으로 나타났다. 이중 상호금융권의 횡령사고는 24건, 액수는 13억 원으로 집계됐다. 농협에서 16건(8억3000만 원), 신협에서 8건(4억7000만 원) 발생했다.

이는 지난해 27건보다는 소폭 감소한 수준이지만, 2020년(18건), 2021년(21건)보다 늘어난 것이다. 특히 농협은 최근 6년 중 지난해(18건) 다음으로 올해 금융사고가 많았다.

6월 말에서 7월까지 한 달 간 3건의 횡령사고가 추가 적발되기도 했다.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7월 내부감사 과정에서 약 2억1700만 원 규모의 횡령사고가 추가로 발견됐다. 농협중앙회 측은 지역농협 지점에서 현금자동입출금기(ATM) 관리 담당 직원이 횡령하는 등의 사건이 내부감사 결과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자체 감사 횟수를 확대하고, 지역 농·축협 내부통제 교육 등을 강화하겠다”며 “현재 각 지역농·축협별 감사 담당자들을 통해 교차 감사 등을 보다 철저히 하도록 지시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상호금융기관은 타 금융기관에 비해 횡령사고가 많이 발생한다. 양정숙 의원실이 금감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0년을 제외하고 매년 상호금융업권에서 횡령사고가 가장 많았다. 올해는 7월 기준 은행권에서 발생한 10건의 횡령사고가 적발됐다. 횡령금액으로는 578억 원 규모다.

상호금융업권에서 매년 20건 안팎의 횡령사고가 끊임없이 터지면서 금융당국의 상호금융권 내부통제 시스템 정비논의가 공염불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당국은 2013년부터 ‘상호금융정책협의회’를 구성해 매년 회의를 열고 금융사고 발생을 예방할 수 있는 개선방안 등을 논의해왔다.

금융당국이 각 상호금융업권 중앙회의 내부통제 강화 조치 계획에 대한 이행실적을 올해 하반기 중점 점검할 예정이라고 밝힌 만큼, 해당 점검이 상호금융권 횡령 사고 감소로 이어질 수 있을지 금융권 관심이 쏠린다.

앞서 금융당국은 3월 상호금융정책협의회에서 “상호금융권은 법령상 내부통제기준 마련 의무가 없고 임직원의 윤리의식 부족 등으로 고질적인 횡령 사고가 지속되고 있다”며 “이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도록 감사 조직 내실화 등 종합적인 개선방안을 추진하겠다”고 한 바 있다.

구정한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상호금융업권의) 내부통제 규정이 실제로 잘 운용되고 있는지를 감독하는 게 중요하다”며 “자산 규모가 큰 대형조합들을 중심으로 형식적인 규정을 강화하는 작업 역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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