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MZ냐'

입력 2023-08-21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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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유진의 기자

'너 MZ구나!'

이런 얘기를 듣고 좋아할 사람은 없다. 더 자세히 말하면 '좋아할 젊은 이'는 없다. 상당히 기분이 나쁠 것이다.

최근 MZ세대라는 단어 속에는 다양한 부정적 사회 인식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유튜브 및 방송 프로그램 등 일부 언론들이 이런 인식을 형성하는 데 한 몫 했다.

젊은이들에게 개인적, 이기적 행동이 조금이라도 보이면 'MZ'냐고 묻는다. 뭔가 자신 밖에 모르고, 솔직함 뒤에 숨어서 개념조차 없는 사람으로 취급한다.

물론 MZ세대라 일컫는 이들의 모습을 보면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중요한 가치로 삼는다. 또 지극히 솔직한 모습이 상대방을 불편하게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이 같은 모습들은 MZ의 특징이 아니라 단순 한 개인의 성향, 한 사람의 모습이다. 젊은 세대, 요즘 세대를 포함해 일반화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모든 젊은이가 직설적 화법을 쓰거나 솔직함 뒤에 숨지는 않는다.

작년 힌남노 태풍으로 50년 만에 처음으로 불이 꺼졌던 포항제철소에서 침수 첫날 열연공장 지하 15미터에서 진흙을 퍼내던 젊은이도 22세, 입사 2개월 차 신입 사원이었다. 가장 험악하고 위험한 지하에서 가장 열심히 일을 했던 이가 MZ다.

MZ, 그들은 정말 이기적인 걸까, 끈기가 없는 걸까. 여러 시각이 존재하지만, 이 마저 일부가 가진 오해일 수 있다. 설사 오해가 사실이더라도 저성장과 취업난 등 열악한 환경 때문에 생긴 반발에 대한 조금 더 따뜻한 시선이 필요하다.

조직이 개인을 책임져줄 수 있는 사회가 아니다. 열심히 돈을 모아도 집을 사기도 힘들다. 시간을 쪼개 부업을 알아보는 것도 당연해졌다. 월급을 올려 달라는 건 그 조직에 더 오래 소속되고 싶은 표현이다.

MZ세대를 처음 의미했던 '새로운 생각을 가진 세대'라는 의미가 부각됐으면 한다.

단순히 자신의 삶을 즐기는 것에만 집중하는 모습으로만 보는 오해가 없기를 기대한다.

좋든 싫든 MZ세대는 우리 사회의 주역으로 커가야 한다. MZ세대를 부정적 시각으로 바라보기 보다는 더 나은 사회를 위한 동력으로 바라보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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