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대 남성 100명당 여성 수, 마포는 118명 인제는 58명 [무너진 성비(性比)]

입력 2023-08-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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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제외한 전 지역 최근 20년간 급격한 감소…여성 유입된 서울도 미혼율 상승

본지가 20일 통계청 인구동향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02년 23.9%였던 전체 혼인 건수 중 시·도 간 혼인 비중은 2012년 23.1%, 지난해 21.1%로 축소됐다. 주된 배경은 여성의 경제활동 증가다. 20대 여성의 고용률은 같은 기간 57.9%에서 58.8%, 62.8%로 올랐다. 특히 30대 여성 고용률은 53.3%에서 54.6%, 64.4%로 급등했다.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가 늘수록 부부 중 한쪽이 경제활동을 포기하거나 직장을 옮겨야 하는 시·도 간 결혼은 줄 수밖에 없다.

문제는 시·도 내 혼인도 줄고 있다는 점이다. 전체 혼인 건수에서 시·도 내 혼인 비중이 확대된 건 시·도 간 혼인 건수가 더 많이 줄어서이지, 시·도 내 혼인 건수가 늘어서가 아니다.

시·도 내 혼인이 줄어든 배경 중 하나는 성비 불균형이다. 시·도 및 시·군·구별 주민등록연앙인구(해당연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주민등록인구의 산술평균)을 분석한 결과, 전국의 20·30대 남성 100명당 여성 수는 2002년 95명에서 지난해 92명으로 줄었다.

안 그래도 여자가 부족한데, 이조차 특정 지역 쏠림이 심하다. 서울에선 남성 100명당 여성 수가 2002년 96명에서 지난해 104명으로 늘었다. 마포구(118명)와 광진구(108명), 용산구(107명)에 상대적으로 젊은 여성이 많았다. 반면, 부산은 97명에서 94명으로, 대구는 99명에서 89명으로, 인천은 98명에서 92명으로, 광주는 99명에서 83명으로 줄었다. 대전과 부산에서도 각각 99명에서 91명으로, 98명에서 92명으로 감소했다. 서울 외에 20·30대 여성이 남성보다 많은 유일한 지역은 세종(101명)인데, 세종은 2012년 설치돼 다른 지역과 비교가 어렵다.

도지역은 성비 불균형이 더 심각하다. 지난 20년간 경기는 98명에서 83명으로, 강원은 90명에서 83명으로 급감했다. 충북(92명→83명)과 충남(88명→83명), 경북(91명→81명)과 경남(94명→85명)도 충격이 크다. 전북(90명→89명)과 전남(85명→84명), 제주(94명 유지)는 1990년대 이전부터 20·30대 여성 유출이 이어졌다. 최근 20년간 감소 폭은 크지 않으나 과거 충격이 커 절대적인 수가 부족하다. 지난해 기준 시·군·구별로는 강원 인제군(58명)과 전남 신안군(62명), 경기 연천군(63명), 경북 청송군(67명) 등 군지역의 젊은 여성 부족이 심각했다. 서울 외 지역의 남성들은 혼인 의사가 있어도 지역 내에서 짝을 찾기 어려운 구조다.

성비 불균형은 실제 혼인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본지가 지역별 고용조사 마이크로데이터로 계산한 지난해 상반기 40대(40~49세) 남성의 혼인 미경험률(생애미혼율)은 대구, 대전, 세종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20%를 넘었다. 부산은 26.4%로 서울보다 높았다. 반면, 같은 연령대 여성의 생애미혼율은 서울과 부산, 대구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한 자릿수에 머물렀다. 전남이 6.4%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다. 충북과 충남, 전북, 경남, 제주는 7%대였다. 통계청의 2022년 사회조사에서 혼인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비율은 여성보다 남성이 높았다. 그런데도 남성 미혼율이 여성의 3배에 달하는 건 인식적 문제보다 구조적 문제가 심각하단 의미다.

서울의 상황도 긍정적이진 않다. 40대 남성의 26.2%, 여성의 19.2%가 혼인을 경험하지 않았다. 서울 40대 여성의 생애미혼율은 타 시·도의 2~3배에 달했다.

서울의 비혼·만혼 증가에는 집값, 일자리 등 다양한 요인이 얽혀있다. 특히 서울 외 지역에서 서울에 전입한 청년들은 일자리 경쟁, 주거비 등 생활비 증가, 삶의 질 하락에 신음한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6월 복지부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저고위)가 개최한 ‘제2차 미래와 인구전략포럼’에서 “인구가 수도권에 집중되다 보니 수도권에서는 주거 등 생활비가 오르고 취업 경쟁이 치열해져서 청년들이 결혼과 출산을 선택하기 어려워진다”고 지적했다.

서울의 높은 미혼율은 서울에 유입되는 30·40대 여성의 인적 속성과도 관련이 있다.

일반적으로 생애미혼율은 50세 기준(45~49세 미혼율과 50~54세 미혼율의 산술평균)으로 산출한다. 이 기준으로 지역별 고용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활용해 생애미혼율을 계산하면 11.3%가 된다. 성별로 남성은 15.8%, 여성은 6.8%다. 전체 생애미혼율은 남성이 더 높지만, 교육수준별로 구분하면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온다. 남성은 중졸(29.9%), 고졸(19.3%) 등 저학력층의 미혼율이 상대적으로 높다. 대학원졸 이상은 미혼율이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여자는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미혼율이 올랐다. 중졸이 4.1%, 고졸은 4.7%, 초대졸은 7.6%, 대졸은 8.3%다. 특히 대학원졸 이상은 생애미혼율이 석사 11.9%, 박사 15.4%에 달했다.

서울은 타 시·도와 비교해 여성의 교육수준이 높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으론 20·30대 여성 중 교육수준이 전문대(재학 포함) 이상인 비율이 86.8%에 달했다. 세종을 제외한 16개 시·도 중 가장 높다. 가장 낮은 시·도는 충남(67.1%), 충북(72.2%), 경북(73.1%)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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