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흑자기업 줄고 적자기업 늘었다…상장사 상반기 이익 ‘반토막’

입력 2023-08-17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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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기업, 연결기준 영업이익 53조원…전년 대비 52% 감소
코스닥도 영업이익 36% 감소…IT 영업익 -78.8% 급감

▲1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 종가보다 45.23포인트(1.76%) 하락한 2525.64,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종가보다 23.39포인트(2.59%) 내려간 878.29, 원·달러 환율이 전일 보다 6원 상승한 1336.90원을 나타내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들의 상반기 실적이 반토막났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3% 줄었고, 순이익은 58% 급감했다. 반도체가 포함된 전기전자를 비롯해 의료정밀 업종이 적자전환하는 등 다수 업종에서 영업이익이 감소한 영향 탓이다.

유가증권 상장사, 상반기 적자기업 22% 증가

17일 한국거래소가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법인 689사 중 615사(연결기준)의 실적을 분석한 결과 상반기 영업이익은 53조1083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2.4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57.94% 줄어든 37조6886억 원이었다. 통합 거래소가 출범한 2005년 이래 최대 이익 감소 폭이다.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8% 증가한 1390조5477억 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률은 3.82%, 순이익률은 2.71%로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삼성전자(매출액 비중 8.9%)를 제외한 경우에도 매출액은 5.16% 증가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37.94%, 48.81%로 전년 대비 큰 폭으로 감소했다.

삼성전자와 한국전력공사(매출액 비중 3%)를 모두 제외한 연결 매출액은 4.52% 증가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38.37%, 47.14% 감소했다.

(출처=한국거래소)

업종별로 살펴보면 전체 17개 업종 가운데 운수창고업, 화학 등 12개 업종에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운수창고업(-62.32%), 화학(-58.01%), 철강금속(-50.06%), 종이목재(-35.32%), 서비스업(-35.11%), 건설업(-32.28%) 등의 순으로 감소 폭이 컸다. 전기전자, 의료정밀 업종은 적자전환했다. 전기가스업은 적자지속을 나타냈다. 순이익은 13개 업종에서 줄었다

연결기준 금융업(42사)의 영업이익 및 순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5.27%, 5.56% 증가하며 수익성이 개선됐다.

증권업과 은행업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06%, 15.72% 증가하며 실적이 개선됐다. 증권과 은행은 순이익도 각각 15.06%, 19.13% 늘었다.

분석대상기업 615사 중 연결기준으로 469사(76.26%)가 반기순이익 흑자를 달성했다. 이는 전년(495사) 대비 26사 감소한 것이다. 적자기업은 146사(23.74%)로 지난해 상반기 120사 대비 늘었다.

상반기 유가증권 상장기업들의 연결부채비율은 112.69%로 전년 말 대비 0.06%포인트(p) 증가했다.

코스닥 영업이익ㆍ순이익 36%ㆍ41% 급감

코스닥시장 상장기업들도 실적이 반토막났다.

12월 결산 상장기업 1112사의 연결기준 상반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각각 36.1%, 41.4% 감소해 5조6000억 원, 4조1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률은 4.1%로 전년(6.8%)보다 급감했고, 순이익률도 3%로 전년(5.5%) 대비 약 2.5%p 감소했다.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2% 증가한 136조1000억 원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의 재무건전성도 악화했다. 부채비율은 상반기 말 기준 108.8%로 지난해 같은 기간(107.2%)보다 1.6%p 상승했다.

업종별로 보면 IT산업의 부진이 실적 악화를 이끌었다. IT산업의 매출액 홀로 전년 동기 대비 7.2% 감소했지만, 제조와 기타 산업군의 경우 각각 12.7%, 8.3%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IT(-78.8%), 제조(-20.3%) 순으로 감소 폭이 높았다.

분석 대상 기업 1112사 중 60.6%에 해당하는 674사가 흑자를 냈지만, 438사(39.4%)는 적자를 시현했다. 174사가 전년 동기 대비 적자로 전환했다.

G2 리스크에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지속

증권가는 중국의 부동산 리스크와 경기침체, 미국의 은행 리스크와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소비·투자심리 위축으로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며 투자자들의 시장 이탈을 부추기고 있다. 이는 수출 중심인 국내 기업들의 실적을 악화시키고, 자금조달에 영향을 미쳐 불안정한 시장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경기 반등의 열쇠였던 중국 경기의 불확실성 확대는 국내 경기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이는 원화 가치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형석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의 자산시장을 비롯한 금융시장 부진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워 보이고 갑작스런 위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출처=NH투자증권)

미국 지방은행 리스크의 불씨도 살아 있다. 미국 신용평가사 피치와 무디스는 수십개 미국 은행의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이영주 하나증권 연구원은 “상업용 부동산 대출 증가율이 피크아웃(정점 후 하락)하면서 향후 리파이낸스(자금 재조달) 불발 위험증가하고 있다”며 “긴축과 대출 축소 흐름 또한 은행의 부실자산을 키우고 구조조정 범위를 넓히는 재료인 만큼 신용등급 하락 소식은 당분간 꾸준히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평가했다.

증시 일각에선 중국발 악재로 코스피 지수가 단기적으로 2500포인트(p)를 하회할 수 있지만, 2500p 이하에서 장기간 머무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가 중국 이슈로 단기 급락한 사례는 최근 두 차례다. 중국 경기 둔화 및 위안화 평가절하 이슈로 상해종합지수 급락 당시(2015년 8월 11일) 코스피 지수는 2주간 7.8% 하락했다. 중국의 헝다 디폴트 사태 당시(2021년 9월 28) 코스피 지수는 2주간 7.4% 내려갔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스피 고점이 2667P임을 감안하면 단기 지지선은 2470p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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