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27번 외친 尹, '반국가세력' 질타…"진보 위장해 선동·공작"

입력 2023-08-15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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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NHAP PHOTO-1724> 윤석열 대통령, 광복절 경축사 (서울=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열린 제78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2023.8.15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zjin@yna.co.kr/2023-08-15 14:40:10/<저작권자 ⓒ 1980-2023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반국가세력 활개…속거나 굴복 안 돼"
"한미일 정상회의, 3국 공조 새 이정표"
"日, 보편이익 파트너"…과거사 언급無
"킬러 규제 제거·나눠먹기식 R&D 개편"

윤석열 대통령의 15일 광복절 축사 핵심 키워드는 '자유'였다. 윤 대통령은 선열의 독립운동이 산업·민주화 동력이 된 것을 넘어 글로벌 중추국가 비전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자유' 단어만 27번 언급했다. 자유민주주의에 해가 되는 공산전체주의 세력을 반국가세력으로 규정하고 "굴복해선 안 된다"며 전면전을 선포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 대강당에서 열린 '제78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3800여자 분량의 경축사를 약 15분 간 낭독했다. 가장 많이 언급된 표현은 단연 '자유'였다. '자유' 언급은 지난해 취임사(35회), 광복절 경축사(33회)보다는 적었지만, 번영·안보·평화(11회), 국민(9회), 경제·공산·북한(8회) 등 다른 단어보다는 여전히 크게 높았다.

이번 경축식 주제도 '위대한 국민, 자유를 향한 여정'이었다. 자유를 갈망하며 자유의 나라를 만든 선열을 기억하면서 광복 이후 정치·경제·사회·문화 각 분야에서 발전을 이뤄낸 국민과 더 큰 자유를 향해 나아가자는 의미를 담았다는 것이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윤 대통령은 "우리의 독립운동은 국민이 주인인 나라, 자유와 인권, 법치가 존중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만들기 위한 건국 운동"이라고 강조했다. 상해 임시정부가 수립된 1919년,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1948년으로 갈린 진영 간 건국 논쟁을 일축한 셈이다.

윤 대통령은 "독립운동은 주권을 회복한 이후에는 공산 세력과 맞서 자유 대한민국을 지켜내는 것으로, 산업 발전과 경제성장, 민주화로 이어졌다"며 "이제는 독립운동의 정신이 세계시민의 자유와 평화, 번영을 위해 국제사회에서 책임과 기여를 다하는 글로벌 중추 국가의 비전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 연대를 통해 글로벌 중추국가로서 책임을 다하겠다는 정부 기조가 독립운동 의미와 맞물린다는 점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공산전체주의 대비 한국의 체제 우위를 강조하는 한편, 국내의 북한 체제 맹종 세력을 '반국가세력'으로 지칭하며 대대적인 체제 전쟁을 예고했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세계가 놀랄 만한 성장과 번영을 이뤄낸 반면 같은 기간 70년 동안 전체주의 체제와 억압 통치를 이어온 북한은 최악의 가난과 궁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산전체주의를 맹종하며 조작선동으로 여론을 왜곡하고 사회를 교란하는 반국가세력들이 여전히 활개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산전체주의 세력은 늘 민주주의 운동가, 인권 운동가, 진보주의 행동가로 위장하고 허위 선동과 야비하고 패륜적인 공작을 일삼아 왔다"며 "우리는 결코 이러한 공산전체주의 세력, 그 맹종 세력, 추종 세력들에게 속거나 굴복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YONHAP PHOTO-1756> 광복절 경축식에서 태극기 흔드는 윤석열 대통령 내외 (서울=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5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열린 제78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만세삼창을 한 뒤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2023.8.15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zjin@yna.co.kr/2023-08-15 14:45:13/<저작권자 ⓒ 1980-2023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18일(현지시간) 미국 캠프데이비드에서 열리는 한미일 정상회의와 관련해서는 "한반도와 인도 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할 3국 공조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한미일 안보·경제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북한의 안보 위협 차단 방안으로는 ▲한미일 3국 간 긴밀한 정찰자산 협력 ▲북한 핵·미사일 정보 실시간 공유 등을 제시했다. 이러한 방안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논의될 것으로 예상되는 의제이기도 하다.

광복절 축사에서 일본을 '보편 이익 파트너'로 부각하면서 위안부 등 양국 간 뿌리 깊은 과거사 문제를 거론하지 않은 것도 눈에 띄는 지점이다. 윤 대통령은 "일본은 이제 우리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고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는 파트너"라며 "미래지향적으로 협력하고 교류해 나가면서 세계의 평화와 번영에 함께 기여할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일본이 유엔사령부에 제공하는 7곳 후방 기지에 대해서는 "북한의 남침을 차단하는 최대 억제 요인"이라며 "북한이 남침을 하는 경우 유엔사의 자동적이고 즉각적인 개입과 응징이 뒤따른다"고 말했다.

한반도와 인태지역 안보가 대서양·유럽의 안보와 연결된다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의 협력 강화 필요성을 언급하는 한편, 북한 비핵화 로드맵인 '담대한 구상' 지속 추진 의지도 밝혔다.

경제 분야에 대해서는 "지속가능한 경제성장과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시장경제 원리가 제대로 작동돼야 하고 공정하고 정당한 보상 체계가 갖춰져야 한다"며 ▲이권 카르텔 불법 근절·건설 카르텔 혁파 ▲투자 활성화를 위한 킬러 규제 제거·나눠먹기식 R&D(연구개발) 체계 개편 ▲첨단과학기술 지원 등을 강조했다.

이 중 '킬러 규제' 제거는 민간 투자 촉진을 위한 정부의 역점 정책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4일 2023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관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도 "기업인들의 투자를 막는 킬러 규제를 신속히 제거하겠다"며 시행령·법 개정 등 추진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이후 국무조정실은 킬러규제혁신태스크포스(TF)를 통해 '민간 투자 분야 등 환경영향평가 규제' 등 킬러 규제 15개를 발표했다.

한편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경축사를 "극우 유튜버의 독백"이라고 혹평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공산전체주의를 맹종하는 반국가세력은 도대체 어디 있으며 민주·인권·진보로 위장해 패륜 공작을 벌이는 공산세력은 누구인가"라며 "극우 유튜버 채널에 심취해 유신독재시대를 살고 있는 건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이 대일관계를 언급한 부분에 대해서는 "윤석열 정부 들어 일본으로부터 얻은 우리의 국익은 무엇인가"라고 반문했다.

반면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대통령으로서 자유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반국가세력에 대해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며 "지금도 북한의 지령을 받고 반국가활동을 하다 적발돼 재판을 받는 세력이 엄연히 존재하는데, 그와 같은 세력과 그들을 비호하는 세력을 뭐라 불러야 하나"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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