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산불 사망자 93명으로 늘어...주민들 “정부 어딨나” 분통

입력 2023-08-14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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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산불로 최소 1.7조 원 피해 예상
“아직 수습 초기 단계...사망자 더 늘어날 것”
정부 늑장 대응에 주민·자원봉사자 원성

▲8일(현지시간) 대형 산불이 발생한 미국 하와이주 마우이섬 라하이나에서 교회와 선교회 건물이 불길에 휩싸이고 있다. 리하이나(미국)/AP연합뉴스

하와이 산불 사망자가 93명으로 늘어나면서 100여 년 만에 미국에서 가장 큰 인명 피해를 낸 산불로 기록됐다. 피해자들을 위한 지원이 시급한 가운데 정부의 미흡한 대처에 주민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하와이주 라하이나 카운티에 따르면 마우이섬 등을 덮친 대규모 산불로 인한 사망자는 최소 93명으로 집계됐다. 당국은 “화재 잔해에서 사망자를 찾고 신원을 확인하는 과정이 아직 초기 단계에 있다”며 “사망자 수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와이 관광청은 성명을 통해 “산불 발생 후 약 4만6000명의 주민과 관광객이 웨스트 마우이를 빠져나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몇 주 안에 마우이섬에 여행 계획이 있는 관광객들은 하와이의 다른 섬을 방문할 것을 권장했다.

또 이번 산불로 최소 13억 달러(약 1조7297억 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됐다. 미국 부동산 분석업체 코어로직의 예비 추정치에 따르면 라하이나에서만 2808채 이상의 주택이 재건축돼야 하며 재건축 비용은 11억 달러가 달할 것으로 보인다. 풀레후와 푸칼라니는 각각 1억4700만 달러, 420만 달러의 피해를 입었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조시 그린 하와이 주지사는 호텔 객실 500개를 이재민들에게 제공하기로 했다. 연방재난관리청(FEMA) 직원들을 위한 500개의 객실도 추가 확보될 예정이다.

그러나 하와이 주민들은 정부의 늑장 대처를 지적하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주민들은 정부로부터 직접적으로 소식을 거의 듣지 못했으며 어떤 형태의 공적 지원이 가능한지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정부보다 자원봉사자들의 임시 네트워크로부터 더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리처드 비센 마우이 카운티 시장은 “정부는 상점에 달려가 무언가를 사고 가져가려는 민간인들보다 더 느리게 움직이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재민에게 휘발유를 나눠주던 자원봉사자 애슐리 얍은 “이것은 우리의 주머니에서 나온 것이다. 정부는 대체 어디 있는가”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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