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감독은 “오래전부터 감독 일에 의향이 있었고 ‘감독을 할 거다’라는 말도 했다”면서 “완벽히 준비된 도전은 없다고 생각하던 차에 ‘보호자’를 연출할 수 있는 계기가 됐고 피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보호자’는 10년 만에 출소한 조직원 수혁(정우성)이 몰랐던 어린 딸의 존재를 알게 된 뒤 그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벌이는 액션 사투를 다룬다.
제작비 80억 원가량을 들인 작품으로 정우성 감독 본인이 주인공 수혁 역으로 출연해 연출과 연기를 동시에 맡았다.
이야기 면에서는 ‘아저씨’(2010) 류의 액션 영화와 동일한 흐름으로 정 감독 말처럼 새로운 점이 없지만, 불빛이 뿜어져 나오는 칼이나 탄환 대신 못이 발사되는 총 등 액션 시퀀스에 활용된 일부 독특한 무기가 눈길을 끈다.
정 감독은 “겁 없는 생각일지는 모르겠지만, (전형적인 이야기 안에서도) 결과물로 어느 정도 완성도를 보여준다면 영화계에 연출에 대한 새로운 도전 의식을 보여주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면서 “‘정우성스러운 연출’이 어떤 것인지 보여주는 도전이 재미있을 것 같았다”고 전했다.
기존 액션누아르물과 다소 다른 지점은 주인공 수혁과 맞붙는 종잡을 수 없는 빌런 우진(김남길)의 활약이다. 시트콤처럼 밝은 톤의 연기로 블랙코미디 요소를 강화하는데, 어둡고 묵직한 전반적인 분위기 속에서 캐릭터 자체가 다소 덜컥거리는 장치처럼 인식되는 감도 있다.
정우성 감독과 함께 자리한 김남길은 “수혁의 상황은 진지하고 무거운데 우진의 상황이 너무 흐름을 깨는 건 아닐까, (작품 전체와) 어울리지 않고 독단적으로 보이는 건 아닐까 했다”면서도 “정 감독님은 그게 우진이라는 캐릭터를 보여주는 방식이자 영화 내에서 쉬어가는 지점이 될 수 있을 거라면서 ‘믿으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비슷한 맥락에서 누아르물인지, 블랙코미디물인지 종잡을 수 없다는 관람평도 나왔다.
이에 정 감독은 “액션누아르라는 기대를 안고 볼 수 있겠지만,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부터 한 번도 누아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면서 “결핍에서 오는 의도치 않은 행위가 계속해서 파장을 일으키는 이야기로서 블랙코미디로 봤다”고 생각을 전했다.
‘보호자’, 15일 개봉. 15세 관람가, 상영시간 97분.
너무 익숙하거나, 너무 덜컥거리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