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거래소 점유율 쏠림에…가상자산 거래소, 생존 전략 '단독상장'

입력 2023-08-14 05:00수정 2023-08-14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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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썸ㆍ코인원 올해 대거 상장 타 거래소 대비 최대 5배
각 거래소 중복 상장 최대한 줄이며 거래량 확보 안간힘
상장 직후 거래량 반짝했지만 현재 일부 코인 거래량 '0'

▲사진 왼쪽부터 이재원 빗썸(빗썸코리아) 대표, 차명훈 코인원 대표, 이준행 고팍스(스트리미) 대표, 김재홍 코빗 최고전략책임자, 이석우 업비트(두나무) 대표. 출처=DAXA왼쪽부터 이재원 빗썸(빗썸코리아) 대표, 차명훈 코인원 대표, 이준행 고팍스(스트리미) 대표, 김재홍 코빗 최고전략책임자, 이석우 업비트(두나무) 대표 (사진=DAXA)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수수료 매출을 늘리기 위해 택한 전략은 단독상장 공략이다. 거래소 간 중복 상장을 피해 거래량을 끌어올리려는 의도인데, 상장 직후 거래량이 급격하게 줄어들기도 해 투자자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13일 각 원화마켓 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장한 가상자산 중 5대 원화 거래소에 모두 상장된 코인은 수이(SUI) 하나뿐이다. 모든 거래소에 동일한 가상자산이 상장 될 경우 거래량이 많은 거래소에 투자자가 몰릴 가능성이 크다. 거래량이 활발하면 매매도 빠르게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거래소들은 같은 가상자산 상장을 줄이고 단독 상장을 늘리는 추세다.

같은 날 코인게코에 따르면 개별 원화 거래소의 시장 점유율은 업비트가 86%로 대부분의 거래량을 확보하고 있다. 나머지 원화 거래소들은 빗썸 11% 코인원 1%, 코빗과 고팍스가 1%가 안 되는 수준으로 업비트 뒤를 잇고 있지만, 업비트 쏠림 현상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 모습이다.

거래 수수료가 매출의 대부분인 가상자산 거래소 특성상 한 곳으로 점유율이 몰리면 수익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에 거래소들은 신규 상장으로 거래량을 올리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5대 가상자산 거래소에 따르면 각 거래소가 올해 원화마켓에 상장한 가상자산은 업비트 8개, 빗썸 53개, 코인원 31개, 코빗 8개, 고팍스 8개다.

눈에 띄게 상장을 많이 진행한 거래소는 빗썸과 코인원이다. 또한 두 거래소는 업비트에서 신규 거래 지원하는 가상자산을 피해 상장하는 경향을 보였다. 빗썸은 원화마켓에 상장한 51개 가상자산 중 7개만이 업비트와 중복된다. 코인원은 원화마켓에 새로 올린 34개 가상자산 중 업비트와 겹치는 가상자산이 3개에 불과하다.

한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거래소 매출이 부족한 상황에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건 업비트에 없는 종목을 단독 상장하는 것 같다"며 "경영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선택한 전략이라고 본다"고 진단했다.

또한 빗썸과 코인원 서로 간에도 동일한 가상자산이 상장된 수는 많지 않다. 빗썸과 코인원 간 상장이 겹치는 가상자산은 총 16개뿐이다.

문제는 국내에서는 특정 거래소에서만 거래되다 보니 거래량 변동이 심하다는 것이다. 상장 직후에는 거래량이 상승해 매매가 체결이 원활 진행됐지만, 현재 일부 가상자산은 거래대금이 0원에 수렴하고 있다. 국내 투자자들이 거래하기 위해서는 해외 거래소로 코인을 전송하고 거래할 수밖에 없다. 다만, 해외 거래소를 이용할 경우 별도의 전송 수수료가 들어 투자자의 불편함을 야기한다.

디지털자산 거래소 공동협의체(DAXA 닥사)는 투자자 보호를 명목으로 올해 상장 가이드라인을 공개했지만, 효과는 유명무실한 상황인 셈이다. 닥사 상장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회원사들은 거래지원심사 시 외부 전문가 최소 2인 혹은 최소 참여 비율 30%를 지킴과 동시에 법적 위험성 평가위원 최소 1인이 참여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외부 심사위원이 포함된 상장 심사위원이 회의를 통해 상장을 결정하고 있으나 아직 자율규제 수준이기 때문에 시장 신뢰를 얻기 위해 더 괙관적이고 합리적인 지표를 만들어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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