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수익률 치솟자, 증발한 코인 선물…미인가 가상자산거래소 MEXC 영업 백태

입력 2023-08-08 15:13수정 2023-08-08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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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률 치솟자 하루아침에 사라진 코인 선물 상품
'원금+수익금' 포함, 억대 투자금 묶인 투자자 수두룩
미인가 사업자+금지된 선물 거래…“보상 쉽지 않을 듯”

▲가상자산 거래소 MEXC가 자사 홈페이지에서 코인 선물 거래를 홍보하는 페이지. 국내에서는 코인 선물 거래가 금지되어 있으며, 가상자산사업자(VASP) 인가를 받지 않은 사업자는 한국어로 영업할 수 없다. (출처=MEXC YGG 선물 거래 홈페이지 캡처)

금융당국의 허가를 받지 않은 미인가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코인 선물 상품이 하루 아침에 사라져 논란을 빚고 있다. 거래소 측은 비정상적인 거래 데이터가 발생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용자들은 해당 상품의 수익률이 치솟자, 거래소 측에서 계정을 동결·해당 상품의 원금과 수익을 회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8일 본지 취재 결과, 가상자산 거래소 MEXC에서 거래 중이던 'YGG_USDT' 선물 상품이 이날 오전 5시 경 사라졌다. MEXC 측은 “전날 오후 7시부터 10시까지 플랫폼 시스템 문제로 인해, YGG-USDT 선물 거래에 비정상적인 거래 데이터가 발생했다”면서 “비정상적인 거래 데이터를 즉시 복구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에 대한 보상으로 100 USDT 선물 체험금을 지급한다”라고 밝혔다. 1USDT는 가치가 1달러에 고정된 코인으로, 사실상 보상금액으로 100달러를 지급하겠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투자자들이 YGG 선물 상품에 투자한 원금과 수익금이 100달러 보다 훨씬 많다는 점이다. 본지에 피해를 호소한 투자자들은 원금과 수익금을 포함해 대부분 피해 금액이 억 단위에 이른다. 한 피해자는 투자 금액을 정확히 밝히는 것을 꺼리면서도 “억 단위”라고 말했고, 또 다른 투자자는 “원금과 수익금을 포함해 30만 불(약 3억 9408만 원)이 묶여있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MEXC 고객센터를 통해 즉각 항의했지만, 제대로 된 답변과 설명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YGG-USDT 무기한 선물의 비정상적인 거래 데이터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향후 회수 금액을 복구할 계획이 있는지 등에 대해 질문했지만, 고객센터는 답변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투자자들에 따르면, 고객센터 측은 “공지사항을 안내하는 것이 담당부서로부터 답변받은 내용이라며 고객센터에서 개별적으로 안내할 사항은 없다”는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YGG 코인 선물 상품은 YGG라는 알트 코인을 활용한 선물 상품이다. YGG는 엑시 인피니티 이후에 게임 관련 코인들이 떠오를 때 주목받았던 코인으로, 유니스왑에서 처음 거래돼 현재 바이낸스, 쿠코인 등에서 거래 중이다. 국내 주요 거래소에서는 상장되지 않은 코인이다.

국내에서는 가상자산 선물 거래가 원칙적으로 금지되어 있다. 또 MEXC는 국내에서 가상자산사업자(VASP) 허가를 받지 않은 거래소이다. 지난해 금융당국이 MEXC를 포함해 미인가 가상자산 사업자 16곳을 특정금융정보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넘겼지만, 수사가 유야무야되자 슬그머니 국내 영업을 시작했다. 미신고 사업자의 차단 여부를 결정하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사법 기관의 판단이 있을 때까지 심의를 중지하겠다는 입장이다. 결국 사법·금융당국이 미적거린 사이에 투자자 피해가 발생한 것이다.

지난달 본지 취재 결과, 금융위가 사법당국에 넘긴 미인가 사업자 중 16곳 중 9곳이 국내 영업을 이어오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는데, 그중 MEXC가 카카오 로그인을 지원하고 국내 서비스 담당 직원을 채용하는 등 가장 활발한 영업활동 벌여왔다. MEXC 측은 한국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문제가 불거진 YGG선물 상품도 적극적으로 홍보해왔다. MEXC 측은 “YGG를 통해 큰 수익을 얻으세요. 레버리지를 사용하면 작은 가격 변동을 추적하고 거래하여 시간과 노력을 보상받을만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한국어로 안내했다.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MEXC가 미인가 가상자산 거래소이고, 국내에서 코인 선물 상품 거래가 금지되어 있는 만큼 이용자들이 제대로 된 보상을 받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 보고 있다. 한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금융 당국도 여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울 것 같다. 하루인베스트와 비슷하게 대응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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