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중고' 野… '이재명 영장' 분수령

입력 2023-08-07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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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NHAP PHOTO-1892> 회의하는 이재명 대표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7일 국회 당 사무실에서 최고위 회의를 하고 있다. 2023.8.7 xyz@yna.co.kr/2023-08-07 09:59:30/<저작권자 ⓒ 1980-2023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윤관석 구속·김은경 설화에 李 '8월 영장설'
돈봉투 연루 野 의원 집단 반발…"檢 정치테러"
혁신위 '대의원제 축소' 발표 임박…내홍 불가피

더불어민주당이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김은경 혁신위원장의 '노인 비하' 논란에 발목이 묶인 데 이어 휴가에서 복귀한 이재명 대표의 각종 사법리스크까지 삼중고를 타개해야 할 난국에 처했다. 이 대표의 리더십은 물론 여야 명운이 달린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당 전체가 휘청일 수 있는 사안인 만큼 당은 현 국면을 주시하는 모습이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의 휴가 기간(1~6일) 민주당에는 대형 악재가 잇따랐다. 우선 2021년 돈봉투 의혹의 핵심 피의자인 윤관석 무소속 의원이 4일 구속됐고, 돈봉투 수수 정황이 특정된 의원 19명의 명단이 공개됐다. 언론 보도 등을 통해 거론된 의원들은 저마다 사실관계를 부인하는 입장문을 내고 법적 대응을 예고한 상태다.

이용빈 의원은 이날 입장문에서 "지난 전당대회에서 어떤 부정한 돈도 받은 적 없다"며 "검찰의 정치 테러에 언론이 부화뇌동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김승남 의원도 "전당대회와 관련해 어떤 금품도 제공받지 않았다"며 "검찰의 야당 파괴 공작"이라고 강조했다.

구속된 윤 의원은 당시 전당대회를 앞두고 송영길 전 대표 당선을 목적으로 국회 내에서 의원 20명에게 300만원씩 총 6000만원을 살포한 혐의(정당법 위반)을 받는다. 검찰 수사에 따라 송 전 대표는 물론 민주당 의원들이 줄소환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당이 여러모로 어렵지만 원칙과 상식에 입각해 대응해야 한다. 검찰의 언론플레이 하나하나에 흔들리면 안 된다는 생각"이라며 "많은 의원들이 의혹을 부인하고 있으니 수사를 통해 사실관계가 규명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은경 위원장의 노인 비하·가정사 논란은 이 대표의 휴가 시작과 끝을 장식했다. 지난달 30일 김 위원장의 이른바 '여명(餘命) 비례투표' 발언을 두고 여당은 물론 노인단체, 당내 원로까지 혁신위 비판 대열에 가세하자 지도부가 직접 사과했다. 이 대표도 이날 최고위를 마치고 "(김 위원장의) 신중하지 못한 발언 때문에 마음에 상처 받은 분들이 있다.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김 위원장 경질 여부, 그를 영입한 자신의 책임론 등의 질문에는 즉답을 피했다.

또한 김 위원장이 3일 노인 비하 발언을 사과하면서 "남편과 사별 후 시부모님을 18년간 모셨다"고 한 발언에 시누이가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반박하고, 김 위원장 아들이 전날(6일) 시누이의 주장을 재반박하는 글을 올리면서 가정사를 둘러싼 진실공방까지 벌어졌다.

당내에서도 해체 요구를 받는 혁신위가 대의원제 축소 혹은 폐지 내용을 담은 혁신안을 내놓을 경우 내홍은 정점에 달할 전망이다. 비명(非이재명)계는 대의원제 축소가 강성 팬덤을 보유한 이 대표 등 친명(親이재명)계에 유리한 것으로 보고 있다. 비명계인 박광온 원내대표도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대의원제 폐지는) 대의민주주의 기본 원리에 반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친낙(親이낙연)계로 분류되는 윤영찬 의원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지금 혁신위는 이미 도덕적인 명분과 신뢰를 상실했다. 남에게 혁신을 요구하기 전에 본인들부터 이 지경에 이른 책임을 통감하고 스스로 간판을 내려야 한다"며 해체를 요구했다.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도 난제다. 검찰의 쌍방울 대북송금·백현동 특혜 의혹 수사가 속도를 내면서 이 대표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검찰이 8월 임시국회가 시작되는 16일 이후 영장을 청구하면 우선 국회 체포동의안 표결을 거쳐야 한다.

이 경우 여당의 '방탄 프레임'도 부담인 데다 당내 이탈표도 예단하기 어려운 탓에 표결 과정에서 이 대표 리더십이 흔들릴 가능성이 적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친명계 민주당 고위관계자는 "검찰의 영장 청구는 예상치 못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대표는 수사를 통해 의혹을 빨리 털어버리고 싶어 한다"며 "수사를 지켜볼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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