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규제당국, 대형은행 이어 사모·헤지펀드 감독 강화

입력 2023-08-03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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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중으로 규제안 채택 가능성
투자자 위한 투명성 강화 등 담겨
지난해 업계에 제안한 뒤 반발 부딪혀 법적 다툼 가능성도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본부. 워싱턴D.C/AP뉴시스
미국 대형은행들의 자기자본 충족 요건을 강화했던 규제 당국이 이번엔 사모펀드와 헤지펀드를 겨냥했다.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수조 달러에 달하는 사모펀드 산업에 더 큰 투명성과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이달 규칙 패키지 채택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SEC는 이번 패키지를 통해 연간 수천억 달러에 달하는 수수료와 비용을 낮추길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규제안은 지난해 처음 업계에 제시됐다. 주요 내용은 민간 펀드가 투자자들에게 분기별 성명과 연례 감사 결과를 제공하고 잘못된 관리나 과실에 따른 책임 수위를 높이고, 특정 투자자에게만 유리한 투자 조건을 제시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을 담고 있다.

당시 펀드와 벤처캐피털 대표들은 규제를 만류하기 위해 SEC 관계자들을 수시로 만나 로비했고, 이후엔 새 규제에 맞서기 위한 그룹인 ‘전국사모펀드매니저협회(NAPFM)’를 설립했다. 브라이언 코베트 NAPFM 회장은 SEC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사모펀드 규정안은 임의적이고 변덕스럽다”고 비판했다. 블랙스톤, 칼라일 등 사모펀드를 대표하는 미국 투자위원회의 드루 말로니 회장도 “이번 건은 아마도 SEC가 벌이는 모든 작업 중 가장 크고 영향력 있을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반면 민주당은 SEC가 조속히 규제안을 마무리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을 포함한 민주당 의원 8명은 5월 SEC에 보내는 서한에서 “투자자들에겐 투명성을 높이고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하는 일이 필요하다”며 “또한 갈등을 일으키는 행위를 금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SEC와 의회는 수십 년에 걸쳐 사모펀드에 대한 규제를 완화했다. 그 결과 사모펀드 시장엔 민간자금 조달 붐이 일었고 최근엔 사모펀드 자산이 상업은행 자산을 넘어서기도 했다. 사모펀드 자산은 2012년 9조 달러(약 1경 원)에서 최근 25조 달러 이상으로 불어났다.

그러나 사모펀드의 가파른 성장세가 자칫 연기금 재정 안정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번졌고, 의회와 정부에서 규제의 필요성이 거론되면서 업계와 마찰을 빚고 있다. WSJ는 “SEC가 규제안을 공개한 후 업계는 18개월 동안 당국의 계획을 방해하기 위해 싸워왔다”며 “SEC 관계자는 업계가 법적 다툼을 준비하고 있음을 인정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사모펀드(파랑)와 상업은행(노랑) 자산 추이. 단위 조 달러. 지난해 12월 기준 사모펀드 25조1300억 달러. 상업은행 22조8900억 달러. 출처 월스트리트저널(W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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