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 물폭탄에 20명 사망·33명 실종…중국 휩쓴 태풍 ‘독수리’

입력 2023-08-02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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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중국 베이징 외곽의 샤오펑산 지역에서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AP/뉴시스)
제5호 태풍 ‘독수리’가 상륙한 중국 베이징 일대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최소 20명이 사망하고 33명이 실종되는 등 인명피해가 속출했다.

1일(현지시간) 베이징시 당국은 이날 오전 6시 기준으로 폭우로 11명이 숨지고 27명이 실종됐다고 발표했다. 허베이성에선 9명이 숨지고 6명이 실종됐다.

베이징 기상당국에 따르면 태풍 독수리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든 지난달 29일부터 이날 오전까지 내린 비의 양은 평균 257.9㎜다. 먼터우거우구가 470.2㎜로 가장 많았고, 팡산구 414.6㎜, 창핑구 285.8㎜ 등이다. 특히 허베이성 린청현은 48시간 동안 1m에 육박하는 994.6㎜ 강우량을 기록했다. 차이신에 따르면 베이징 2곳, 허베이 2곳 등 14개 기상관측소에서 사상 최대 강우량을 기록했다.

베이징에서 발생한 이재민만 4만4000여 명, 집에서 떠나 안전지대로 긴급 대피한 주민도 12만7000여 명에 달한다. 허베이성에선 이재민 54만여 명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베이징 명소인 자금성도 침수 피해를 봤다. 지난 600여 년간 침수되지 않은 자금성 일부가 무릎 깊이까지 침수됐다.

신경보에 따르면 베이징 기상대는 허베이 일대 고기압대가 태풍 북상 속도를 늦춰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진 것을 이번 극한 폭우 원인 중 하나로 분석했다. 이번 태풍이 통상 상륙 후 빠르게 소멸하는 태풍과 다른 양상을 보였다는 것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극단적인 강우로 인한 홍수와 산사태 재해가 발생해 베이징과 허베이 일대에서 중대한 인원의 사망이 발생했다”며 “전력을 다해 실종자와 고립된 인원을 구조 수색하고, 부상자 치료, 희생자 위로에 힘써 인적 피해를 최소화하라”고 지시했다.

베이징은 최근까지 극한 폭염에 시달렸다. 6월 23일부터 사흘 연속 기온이 40도를 웃돌며 1951년 기상 관측 이래 처음으로 사흘 연속 폭염 황색경보가 발령됐고, 최고기온이 35도 이상 고온인 날은 지난달 19일까지 총 28일을 기록해 연간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40도를 넘는 일수도 총 5일로 역대 최다 기록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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