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 지원해줄 게 신축 빌라 하세요"…전세사기는 현재 진행형

입력 2023-07-26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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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전세사기·깡통전세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사회대책위원회원이 정부의 실효성있는 대책을 촉구하며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직장인 김 모(31) 씨는 얼마 전 안도의 한숨을 쉬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자칫 전세사기를 당할 수도 있었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전세를 얻으려고 찾은 서울의 한 부동산중개업소에서는 김씨가 원한 것보다 비싼 신축 빌라를 보여주면서 이사비랑 대출 이자 등을 지원해주겠다며 계약을 유도했다. 빈집으로 놔두는 것보다 낫기 때문이라고 설명이 더해졌다. 하지만 전세사기에 대한 걱정에 계약을 포기했다.

26일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전세사기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올랐고 범정부 차원의 특별단속도 이뤄지고 있지만, 여전히 사회초년생을 대상으로 한 전세사기 의심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김씨를 사례를 들은 한 공인중개사는 "전세사기로 단정하긴 어렵지만 의심할 수는 있는 상황"이라며 "최근 드러난 것들이 워낙 규모가 크고 부작용이 심각해 주목받았을 뿐이지 비슷한 일은 오래전부터 암암리에 계속됐고 지금도 전세사기에 연루되면 진짜 큰일 나겠다는 경각심이 높은 분위기도 아니라 어딘가에서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예년만큼 활발하지 않을 수 있지만, 사회초년생의 미숙함을 이용해 부당하게 이득을 챙기려는 시도는 사라지지 않았다는 관측이다.

범정부 전세사기 특별단속을 통해 드러난 결과를 보면 전세사기는 그동안 광범위하게 벌어졌다. 작년 7월부터 1년간 진행한 특별단속에서 국토부가 포착한 전세사기 의심거래는 1538건이고 1034명이 수사기관에 넘겨졌다. 전세사기는 공인중개사 또는 보조원, 임대인을 주축으로 이뤄졌다. 전세사기 의심자 1000여 명 중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70%에 가깝다.

문제는 전세사기로 의심할만한 일들이 여전히 벌어지고 있지만, 세입자들이 기댈 곳이 없다는 점이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장은 "정부나 정치권이 이전만큼 큰 관심을 두지 않기 때문인지 전세사기 차단·근절 방안은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않고 공인중개사 협회도 적극적인 노력이 보이지 않는다"며 "피해를 보지 않으려면 사실상 개인이 노력하는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정부의 움직임이 피해자 구제와 이미 진행된 사건을 적발하는 데만 집중돼 있고 개인이 계약하는 과정에서 사기 피해를 막는 데 도움이 될만한 방법이 없다는 지적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전세사기를 당하지 않으려면 주변 시세는 물론이고 해당 물건의 근저당 등을 충분히 파악해보고 계약해야 한다"며 "만약 의심이 들면 계약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관련 기관에 신고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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