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합수단’ 출범…하루·델리오 사태 등 코인범죄 수사 속도

입력 2023-07-24 14:57수정 2023-07-24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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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합수단 26일 현판식…검찰 내 첫 코인 전담조직
인력 10~20명 예상…코인범죄 수사 및 증권성 법리 검토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 국기게양대에 검찰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연합뉴스)

코인 관련 범죄 수사를 전담하는 가상자산합동수사단이 26일 출범한다. 검찰은 사기 등 코인 거래를 이용한 범죄 수사뿐 아니라 코인의 증권성 등 법리 검토를 통해 기준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은 26일 오후 2시 가상자산합수단의 출범식을 진행한 뒤 공식적으로 활동을 시작한다. 검찰에 암호화폐 관련 범죄 전담 수사조직이 꾸려지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합수단장에는 이정렬 현 서울중앙지검 공판3부 부장검사가 내정됐다. 사법연수원 33기인 이 부장검사는 증권금융분야 전문가로, 2021년 대검찰청 선정 증권금융분야 2급 공인전문검사 ‘블루벨트’ 인증을 받았다. 2017년에는 금융감독원에 법률자문관으로 파견돼 근무하기도 했다.

합수단 인력으로는 검사와 실무관, 수사관 등 10여 명이 꾸려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금융감독원·금융위원회·국세청 등 유관기관에서 파견 인력을 받을 예정이다. 총 48명으로 출범한 증권범죄합수단에 비하면 규모는 절반 수준으로 꾸려질 전망이다.

합수단은 사기 등 코인 거래를 이용한 범죄 수사는 물론 가상자산의 증권성 등 법리를 검토해 앞으로 수사에 활용한다. 전문 수사 인력도 양성한다는 계획이다.

남부지검이 최근 수사 중인 가상자산 관련 사건은 합수단에서 맡을 가능성이 크다. 남부지검은 이달 14일과 18일 예치·운용 서비스를 제공하던 중 고객 출금을 중단한 ‘하루인베스트’에 이어 입출금 중단 사태가 일어난 가상자산 핀테크 기업 ‘델리오’를 압수수색했다.

투자자 100여 명을 대리한 법무법인 LKB앤파트너스는 지난달 16일 두 회사 경영진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남부지검에 고소한 바 있다. 고소에 참여한 투자자들의 피해액은 500억여 원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두 업체에 대한 압수수색 이후 압수물 분석 작업을 진행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새롭게 들어오는 가상자산 사건은 합수단이 할 테고, 기존 가상자산 사건들은 기존 부서에서 할지 합수단에서 할지 결정해야 한다”며 “정해진 건 없지만, 하루인베스트·델리오 출금 중단 사태는 수사 초기인 만큼 합수단이 맡을 가능성이 많아 보인다”고 했다.

남부지검은 김남국 무소속 의원의 코인 거래 의혹과 위메이드의 코인 발행량 사기 혐의, 가상자산거래소 코인원의 코인 상장 비리 등도 수사하고 있다. 다만 국회의원이 연루된 정치적 사건을 합수단이 가져갈 가능성은 작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검찰 관계자는 “사건별로 고민해보고 결정하겠지만 정치적인 성격이 있는 사건은 합수단에서 맡는 게 조심스러운 측면이 있다”며 “증권범죄합수단 등 전례로 비춰볼 때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선 합수단 출범으로 가상자산 수사에 대한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정철 법무법인 우리 변호사는 “요즘 가상자산 관련 범죄의 수법이 워낙 다양하고 어려운 부분이 많아서 전문성을 갖추지 않고서는 수사 자체가 이뤄지지 않는다. 전문성을 가진 합수단을 꾸려서 본격적으로 규정 등을 확보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어 “가상자산의 증권성 문제도 수사기관에서 먼저 결정해서 기소해야 법원의 판단도 나오기 시작한다”며 “합수단이 출범하면 수사에 속도가 붙고, 적극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마련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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