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증시 삼성전자도 쉬어가는 구간…뭘 담아야 하나

입력 2023-07-24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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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 전광판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올해 상반기 글로벌 자산시장의 반등을 이끌었던 요인들이 약해지며 국내 주식시장도 숨 고르기에 돌입하는 모양새다. 증권가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7월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당분간 증시가 박스권을 형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24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8.77포인트(0.72%) 오른 2628.53에 마쳤다. 6월 중순 2650포인트를 터치하고, 2515포인트까지 밀렸던 지수는 2500 후반~2600 초반에서 움직이며 저변동성 횡보 국면에 접어들었다.

가파르게 오른 반도체주, 속도조절론에 쉼표

상반기 코스피를 이끌었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업황 바닥 기대에 주가가 가파르게 올라왔지만, 이익 전망이 더디게 회복하며 주가가 주춤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6월부터 7만 원을 오르내리며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최고가 7만3600원과 최저가 6만9200원 사이에 주가가 갇혀 있다. 이날 삼성전자는 7만400원에 거래를 마치며 ‘7만 전자’(주가 7만 원)를 지켰다. SK하이닉스도 11만5000원을 기점으로 주가가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7월 들어 주도주로의 쏠림이 완화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인공지능(AI) 붐이 본격화된 5월 반도체 업종은 코스피를 7.6%포인트(p) 아웃퍼폼(평균 수익률 상회)했다. 6월에는 2.8%p로 아웃퍼폼 폭이 축소됐다. 7월 들어선 1%p대로 언더퍼폼(평균 수익률 하회)하면서 방향이 바뀌었다.

글로벌 반도체 시가총액 상위 30개사의 올해 주가 상승률은 평균 47.5%다. 하반기 또는 내년 회복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미리 반영된 탓이다. 하지만 최근 실적을 발표한 ASML과 TSMC의 주가는 하락 반전하며 지난주 각각 8.7%, 5.3% 떨어졌다. 특히, ASML은 예상을 상회한 실적에 연간 가이던스까지 올렸지만, 신규 수주가 전년 동기 대비 47% 감소했다는 소식에 주가가 급락했다. 시장에선 AI 반도체 수요 증가는 유효했지만, PC와 스마트폰의 수요 부진이 계속되고 있어 재고조정이 좀 더 길어질 것이라고 해석했다. 증권가 일부에선 반도체주를 비롯한 주도주들의 주가 상승 속도가 적정한지 의문을 제기하는 곳도 나타나기 시작헀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들어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완화하고 AI가 등장하면서 글로벌 주식시장이 올랐다”면서 “그러나 하반기 국내외 물가 상승률은 기저효과로 하락하기보다는 상승 반전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국내 주식시장에도 페이스 조절이 필요해 보인다”라고 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반도체 장비를 점검하고 있는 한 직원. (사진제공=삼성전자)

연준, 7월 금리인상 유력…외국인도 속도조절

연준이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인상하는 방안이 유력해지면서 외국인의 순매수도 주춤하고 있다. 외국인은 연준의 7월 금리 인상 후 동결 기조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살펴보며 이들의 자금도 함께 움직일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들어 코스피 시장에서 13조 원 가까이 쓸어담은 외국인은 6월 1조716억 원 순매도하며 팔자로 돌아섰다. 7월 들어선 미국이 다시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금리인상 분위기가 굳어지면서 지난주(17~21일) 4877억 원 순매수했다. 연준은 10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5~5.25%까지 올리고 나서 6월에는 동결했다.

증권가는 연준의 시나리오로 △두 차례 인상(6월 동결, 7월 인상, 9월 동결, 11월 인상) △7월 인상 이후 동결 기조 전환 △7월, 9월 연속 인상 등을 거론하고 있다. 이 가운데 대다수 증권사가 7월 인상 이후 동결을 예상한다.

강승원·박윤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적어도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로 재가속화 시나리오(연속 인상)가 다시 부각되기는 어려워졌다는 판단”이라며 “7월이 마지막 인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내다봤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 연준의 최종금리 수준이 상향 조정되겠지만, 7월 인상하더라도 이후 추가 인상 명분은 점차 약화할 전망”이라며 “고금리에 따른 수요 둔화 및 물가 상승률 둔화를 확인하는 과정을 엮을 것으로 보는 만큼, 연말 인하 가능성은 여전히 상정하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라고 분석했다.

▲폴란드를 공식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바르샤바 한 호텔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재건 협력 기업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실적 개선주·인프라 수주 기대주 주목

증권가는 실적 개선주와 인프라 수주 호조 기대주 등을 관심업종으로 꼽았다. 향후 매출액 성장률이 높을 것으로 기대되는 업종이나 매출액 실적 전망치 변화 추세가 양호한 업종으로는 반도체 이외에도 기계, 조선, IT하드웨어, 전기장비 업종 등이 거론된다. 이들 업종은 업황 개선에 앞서 매출이 먼저 개선된다는 공통점이 있다. 특히, 공급망 재편으로 글로벌 밸류체인 참여도가 높아진 고도화 업종이라는 점도 같다. 2분기 반도체 업종은 적자지만, 전망치를 상회한 것으로 추정된다. 흑자전환 및 턴어라운드 시점은 3분기로 예상된다.

전기장비와 건설기계 등은 인프라 수주가 기대되는 업종이다. 변압기, 송전설비 등 한국의 미국향 전력 설비 수출액은 증가하고 있다. 미국 에너지부와 농무부 등은 230억 달러 이상의 예산을 책정하고 전력망 현대화 프로젝트, 대규모 신규 송전선 개발 및 업그레이드 등을 계획하고 있다. 건설기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 증대 속에 재건사업 참여 기대감이 높다.

중소형주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AI와 이차전지 등 주도테마는 유효하나 대형주들의 가격부담으로 스타일이 조금 변한 것으로 보인다”며 “유사한 업종 내 상대적으로 덜 올랐거나, 추가 모멘텀이 보다 뚜렷한 중소형 소부장 업체들의 주가가 6월 이후 강세를 보이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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