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통신사주, ‘납 케이블’ 논란에 줄줄이 폭락...AT&T는 30년만에 최저

입력 2023-07-18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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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주요 통신사, 미 전역 수중 독성 납 케이블 방치” 폭로
대형 통신사 주가 폭락에 시총 360억 달러 증발

▲미국 통신회사 AT&T 회사 로고가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통신사들의 주가가 17일(현지시간) 줄줄이 폭락했다. 미국 주요 통신사들이 독성 납 케이블을 방치했다는 논란이 커졌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미국 최대 통신사 AT&T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6.7% 급락한 13.53달러에 마감, 종가가 1993년 2월 이후 30년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같은 날 경쟁사인 버라이즌커뮤니케이션스는 주가가 2008년 10월 이후 가장 큰 낙폭인 7.5%를 기록하며 2010년 9월 이후 최저치를 찍었다. 또 다른 통신업체 프론티어와 루멘테크놀리지스 주가도 각각 16%, 8.1% 폭락했다.

▲AT&T 주가. 단위 달러. 17일(현지시간) 종가 13.53달러. 출처 월스트리트저널(WSJ)
이들 통신사들의 주가 급락 배경에는 WSJ의 보도가 있다. WSJ는 9일 AT&T를 비롯한 대형 통신업체들이 미국 전역 2000여 곳에서 과거 사용했던 독성 납 케이블을 방치해 토양 및 수질 오염을 일으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가 루이지애나주의 미시시피강, 미시간의 디트로이트강 등 130개 수중 케이블이 있는 유역의 퇴적물을 조사한 결과 채취한 샘플 약 80%에서 안전 기준보다 높은 농도의 납 성분이 검출됐다. 특히 통신사들이 납 케이블에서 독성분이 침출될 위험성을 알면서도 막대한 비용 때문에 납 케이블을 방치하고 있었다고 WSJ는 꼬집었다.

야후파이낸스는 AT&T와 버라이즌 등 통신업계가 가뜩이나 무선통신 사업의 성장둔화로 압박을 받는 가운데 향후 당국의 법적 조치에 처할 위기도 직면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납 케이블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590억 달러(약 74조 원)가 소요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소견도 있다.

해당 보도 이후 AT&T와 버라이즌, 프론티어, 루멘의 시총은 총 360억 달러(약 45조 원) 가까이 증발했다. 프론티어와 루멘은 과거 납 케이블을 설치한 벨시스템의 지역 네트워크 자산을 보유한 업체들이다. JP모건체이스는 납 케이블 이슈를 지목하며 AT&T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확대’에서 ‘중립’으로, 목표주가는 22달러에서 17달러로 하향했다.

AT&T는 “회사 자체 테스트 결과와 해당 보도가 상충한다”며 WSJ의 보도를 부인했다. 버라이즌은 “20년간 네트워크를 현대화했으며 일부 네트워크만이 납 성분을 포함하고 있다”면서 “납 케이블에 대한 우려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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