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다농·칼스버그 현지 사업 지분 장악…서방 제재 보복 조치

입력 2023-07-17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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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제재 보복으로 서방 자산 압류할 수 있어”
4월 포르툼·유니퍼 러시아 지분 임시 관리 조치

▲2017년 7월 22일 모스크바 외곽 체호프 근처에 있는 다농의 러시아 공장 전경이 보인다. 체호프(러시아)/AFP연합뉴스
러시아 정부가 프랑스 유제품 제조업체 다농과 덴마크 맥주 회사 칼스버그의 현지 사업 지분을 장악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다농의 러시아 자회사 ‘다농러시아’와 칼스버그의 현지 양조업체 ‘발티카브루어리스’의 외국인 지분을 러시아 연방 국유재산관리청(로시무셰스트보)이 임시 관리하도록 하는 명령에 서명했다.

이는 국가 재산과 국익 보호를 위해 자국에 비우호적이라고 간주하는 국가의 기업 자산을 정부가 장악할 수 있도록 한 정책에 따른 것이다. 올해 4월 법령으로 시행된 해당 제도에 따르면 비우호적 국가의 기업들은 러시아 자산을 최대 가치의 절반만 매각할 수 있다. 또 매각 가격의 5~10%를 러시아 국부펀드에 자발적 기부금 형식으로 내야 한다. 에너지 및 금융 부문의 거래일 경우엔 푸틴 대통령의 승인이 필요하다.

러시아의 이번 조치는 4월 핀란드의 ‘포르툼’과 독일 ‘유니퍼’의 러시아 자회사 지분을 로시무셰스트보의 임시 관리 아래 둔 뒤 처음 나온 것이다. 당시 러시아 정부는 해외 러시아 기업을 제재하는 서방의 움직임에 대한 보복으로 더 많은 서방 자산을 압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칼스버그는 성명에서 “러시아 당국으로부터 공식 정보를 받지 못했다”며 “러시아에서 사업을 완전히 처분할 가능성은 현재 매우 불확실하다”고 전했다. 칼스버그는 지난해 3월 “러시아에서 사업을 완전히 처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으며 지난달 말 러시아 규제 당국의 승인을 전제로 사업 매각 계약을 체결했다.

다농도 “이 문제를 조사 중”이라며 “러시아 정부의 결정이 올해 재무 상황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표명했다. 다농은 지난해 10월 최대 10억 유로의 상각이 발생할 수 있는 러시아 사업 매각의 구매자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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