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재난이 경제위기로...기록적 폭염에 인프라·영세기업 ‘빨간 불’

입력 2023-07-16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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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10억 달러 이상 재난 피해 올해 총 12건
2017년 이후 최다
NERC “미국 상당 지역 올여름 정전 사태” 경고
중국선 기업체에 전력 및 생산 제한 조치
폭염에 식당 문 닫아…가계 에너지 요금 부담↑

전 세계적인 기후재난이 경제위기로 번지고 있다. 세계 곳곳에서 최악의 폭염과 산불, 홍수 등 이상 기후로 인해 인프라 장애 위험이 커지는가 하면, 영세 기업의 사업 운영에도 타격을 주고 있다고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관리국(NOAA)은 지난달이 지구 온도 관측 기록상 174년 만에 가장 더운 6월이었다고 발표했다. 이달 3~5일에도 지구 평균 온도는 사흘 연속 17도를 넘으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 방송 WFLA의 제프 바라델리 수석 기상학자는 “현재 기온이 12만500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에서는 9300만 명이 폭염 경보와 주의보 영향권에 놓였으며, 남부 캘리포니아·네바다·애리조나 등 일부 사막 지역의 낮 최고 기온은 섭씨 50도에 육박할 것으로 예보됐다.

기록적인 고온은 지구촌 곳곳에서 산불, 폭우 등 극심한 기상 이상 현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기온이 올라가면 공기는 더 많은 수분을 담게 된다. 이로 인해 한쪽에서 폭염과 가뭄이 발생하면, 다른 지역에서는 물 폭탄이 떨어진다. 캐나다에서는 올해 들어 산불로 인해 10만 ㎢ 이상의 면적이 불에 타면서, 이전 역대 최고 기록인 1989년(7만3000㎢)을 넘어섰다. 미국 버몬트주에서는 10~11일 두 달 치 강우량이 한 번에 쏟아져 내렸다.

이러한 이상 기후는 경제적 피해로도 이어지고 있다. NOAA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올해 상반기 폭염·가뭄·홍수·산불 등 10억 달러(약 1조2700억 원) 이상의 경제적 피해를 낸 재난이 총 12건을 기록했다. 이는 2017년 이후 가장 많은 것이다.

전 세계적인 폭염은 전력망에 부담을 주고, 가계와 사업체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 텍사스전기신뢰성위원회는 전력 수요가 이번 주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북미전기신뢰성위원회(NERC)는 미국 상당 지역에서 올여름 정전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 저장성과 쓰촨성은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 일부 기업체에 전력 소비가 적은 야간이나 휴일에 생산라인을 가동하도록 하는 전력 및 생산 제한 조처를 내렸다.

특히 중소기업 피해가 막대하다고 WSJ는 지적했다. 미국 텍사스의 한 야외 반려견 훈련소는 지난달 폭염으로 인해 수익이 반 토막 났다. 유타주에 있는 레스토랑은 요리사의 열사병 위험으로 가게 문을 닫았다. 미국 에너지지원관리자협회(NEADA)는 가정용 에너지 요금이 지난해 여름 평균 517달러에서 올해 578달러로 11.7%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최악의 폭염이 경제 성장률을 끌어내릴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기온 상승이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2018년 연구에 따르면 여름 평균 기온이 화씨 1도(섭씨 약 0.56도) 상승하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연간 0.15%~0.25%포인트(p)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기후변화의 경제적 결과를 연구하는 데릭 레모인 애리조나대학 환경경제학자는 “높은 연평균 기온과 생산량 저하 사이에 연관성이 있다는 꽤 분명한 신호가 있다”며 “과도한 더위는 노동 생산성을 떨어트리며, 사람들이 더위 속에서 두뇌를 잘 사용하지 않아 학생들의 학습 능력 또한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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