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경보에도 통제 없어"...오송지하차도 참사 키웠다

입력 2023-07-16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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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보 이후 약 4시간가량 무방비
폭우로 버스 노선 우회하다 참변

▲16일 미호천 제방 유실로 침수된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서 119 구조대원들이 시신으로 발견된 실종자를 수습하고 있다. (연합뉴스)

폭우로 침수된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 제2지하차도에서 실종자 시신이 계속해 발견되는 등 피해가 커진 가운데 이번 사고가 침수 위험 경고에도 제대로 된 차량 통제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금강홍수통제소에 따르면 통제소는 15일 오전 4시10분께 미호강 미호천교 지점의 홍수주의보를 홍수경보로 변경하며 교통 통제 등을 당부했으나, 관할 행정당국이 조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사고는 충북 오송 지하차도 침수는 전날 오전 8시40분께 미호강의 무너진 제방을 타고 하천의 물이 쏟아져 들어오면서 발생했다. 현재까지 침수로 버스 등 차량 15대가 고립되면서 시신 8구가 인양됐다. 소방당국이 본격적으로 수색작업을 펼침에 따라 추가 인명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금강홍수통제소는 당시 “미호천교 지점의 수위가 계속 상승해 15일 5시께 수위표 기준 8m, 해발 기준 27.783m 내외가 될 것이 예상된다. 유의해 달라”고 밝혔다. 통제소는 이어 2시간 뒤인 오전 6시34분께 유선 전화로 관할 구청에 교통 통제와 주민 대피 등의 필요성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충북도, 청주시, 흥덕구청 등의 차원에서 조치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홍수경보가 내려지면 관할 행정당국이 교통 통제 등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충북도 관계자는 “이번 사고는 제방이 무너져 순식간에 침수돼 통제할 시간이 없었다”라며 “통상 지하차도 중심에 물이 고이기 시작하면 통제한다”고 해명했다.

취약한 ‘제방 시설’…지하차도로 순식간에 ‘하천수’ 유입

▲16일 미호천 제방 유실로 침수된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서 119 구조대원들이 버스를 물 밖으로 인양한 뒤 실종자 수색을 이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미호강의 취약한 제방 시설로 인해 하천수가 순식간에 지하차도로 유입됐다는 점도 사고의 원인으로 꼽힌다.

사고가 발생한 지하차도는 흥덕구 옥산면에서 오송읍으로 진입하는 도로다. 지하차도 바로 옆에는 미호강이 흐르고, 지하차도 위로는 미호천교가 지나는 구조다.

특히 미호강 양측으로는 빗물을 막을 수 있는 제대로 된 제방 시설이 갖춰지지 않았다. 수년 전부터 교량 공사를 해온 미호천교에는 양측으로는 가설 교량이 설치됐지만, 불어난 하천물에 임시 제방도 무너진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제방이 무너지면서 지하차도로 하천물이 계속해 유입되면서 수색 작업이 난항을 겪기도 했다. 지하차도 반대편에 있는 강내면은 8차선 이상 대로와 면사무소가 모두 침수됐다.

한편 참변을 당한 747번 급행버스는 폭우로 인해 노선을 우회했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버스는 청주국제공항~고속버스터미널~충청대~오송역 구간을 왕복 노선을 운행한다. 본래 오송 지하차도는 다니던 길이 아니었으나, 당시 도로 통제로 우회 운행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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