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원내대표는 13일 오후 국회의장 주재로 회동에 나섰지만 ‘서울~양평 고속도로 국정조사 추진’과 관련해선 제대로 얘기조차 꺼내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상황에 더불어민주당이 ‘대통령 처가 고속도로 게이트 진상규명 특별위원회’을 발족하고 국정조사 단독 추진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여야 간 대립은 점차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회동을 가진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번 회동에서 양평 고속도로 국정조사 관련한) 얘기는 따로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윤 원내대표도 “그 얘기는 별도로 대표끼리 따로 하겠다”고 부연하며 서둘러 자리를 떴다.
앞서 이날 오전 윤 원내대표는 오전 기자들과 만나 원내대표 간 회동에서 국정조사 불가 방침을 “야당에 잘 설명하겠다”고 의지를 드러냈지만 매듭을 짓지 못한 것이다.
이런 와중에 민주당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대통령 처가 고속도로 게이트 진상규명 특별위원회’ 발족식을 개최하고 여당에 국정조사 추진을 재차 촉구했다. 민홍철 민주당 의원은 “국민의힘은 의혹을 해소하기 위한 국정조사를 수용하고 원희룡 장관은 양평군민을 혼란스럽게 하고 국책사업을 백지화한 독단적 권력남용 행동을 책임져야 할 것”이라며 “장관직도 물러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말했다.
국정조사 단독 추진 가능성도 시사했다. 송기헌 원내수석부대표는 “여당이 국정조사에 참석하지 않으면 개문발차하는 식으로 야당만 먼저 출발할 수도 있다”면서 “이 사안에 대한 국민적 관심 크니 여당도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은 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정조사 추진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며 거부의사를 명확히 했다. 17일 국회에서 열리는 국토교통위원회 현안 질의에서 원 장관 등이 필요 시 충분히 소명하면 된다는 게 여당의 입장이다.
윤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이 서울-양평고속도로 문제에 대한 국정조사를 공식적으로 요청했다. 민주당의 국정조사 요구는 이 사안을 끝없는 정쟁으로 몰고 가서 사업을 장기 표류시키고 이를 통해 뭔가 의혹이 있는 것처럼 여론을 선동해 정략적 이익을 챙겨보겠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윤석열 정부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개입 증거나 그렇게 추정할만한 정황조차 없는데 도대체 무엇을 두고 국정조사를 하자는 것인지 기가 막힐 뿐”이라며 “민주당이 고집하는 원안 종점-강하나들목(IC) 추진안은 L자형 고속도로가 되어 편의성이 떨어지고 마을, 문화재, 자연 등을 심각하게 훼손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머리속에는 양평군민도, 대한민국 국민도 없다. 그러니 폭우로 온 국민이 걱정하고,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쏘고, 민주노총이 파업하는 엄중한 상황에서도 가짜뉴스 유포나 하고 있는 것”이라고 쏘아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