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FTC, ‘MS-블리자드’ 가처분 기각에 항고 선언…‘빅테크 저승사자’ 리나 칸 입지 흔들

입력 2023-07-13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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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C가 무모하게 소송 남발해 인력·예산 낭비”
영국 규제 당국, 현재 합병 거부한 유일한 기관

▲액티비전블리자드 로고 앞 휴대폰에 마이크로소프트(MS) 로고가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액티비전블리자드(이하 블리자드) 인수를 막는 가처분 신청을 기각당한 지 하루 만에 다시 항고 의사를 밝혔다고 CNBC방송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날 미국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은 “FTC는 이 합병이 콘솔, 구독 서비스 또는 클라우드 게임 시장에서의 경쟁을 실질적으로 감소시킬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해 심각한 의문을 일으키지 않았다”며 “MS와 블리자드의 합병으로 블리자드 콘텐츠에 대한 소비자의 접근성이 더 높아질 수 있다. 따라서 가처분 신청을 기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달 13일에 내린 합병안 임시 금지 명령 기한을 14일 오후 11시 59분까지로 늘려 FTC가 항고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FTC는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 제9회순회항소법원에 항고하겠다고 선언했다.

FTC의 항고와 관련해 블리자드의 바비 코틱 최고경영자(CEO)는 “그런 일에 납세자의 자원을 낭비한다면 놀랄 것”이라며 “항소법원이 FTC의 집행 정지 신청을 허가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브래드 스미스 MS 부회장은 “법원의 판결은 이번 인수가 경쟁 업체와 소비자 모두에게 유익하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준다”며 “FTC가 소송을 계속 추진하는 것에 실망했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우리의 능력을 지연시키려는 FTC의 노력에 반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나 칸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 위원장이 2021년 4월 21일 상원 청문회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D.C./AP뉴시스
연방법원이 FTC의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면서 ‘빅테크 저승사자’로 불리는 리나 칸 FTC 위원장의 입지도 흔들리고 있다. FTC가 법리상 승리 가능성이 희박한데도 무모하게 소송을 남발해 인력과 예산을 낭비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4월 FTC는 메타플랫폼의 가상현실(VR) 게임회사 위딘 인수와 관련해서도 법원에 인수 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당했다.

로펌 데케르트가 집계한 데이터에 따르면 FTC와 미 법무부는 지난해 10건의 합병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는 2021년 6건, 2020년 8건보다 증가한 수치다. 올해에는 4건의 거래에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연방법원이 MS의 손을 들어주면서 MS-블리자드 인수를 막아섰던 영국도 코너에 몰리게 됐다. 영국 경쟁시장청(CMA)은 현재 양사의 합병을 거부한 유일한 규제 기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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