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정상회의 앞두고 ‘요새’된 빌뉴스...리투아니아 “영구적 방공 체계 필요”

입력 2023-07-09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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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회의 기간 시내 중심가 접근 차단 돼
나토 16개 회원국 지원 병력·무기 체계 임시 배치
빌뉴스 시당국, 시민들에게 “불편하면 시외로 나가라”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 공항에 7일(현지시간) 독일 연방군의 패트리엇 장거리 방공 시스템이 배치돼 있다. 빌뉴스/AFP연합뉴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담을 앞두고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가 서방의 요새가 됐다고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빌뉴스 시 당국은 나토 정상회의 기간 빌뉴스 중심가 대부분에 접근이 제한될 예정이라면서 시민들에게 불편을 피하려면 시외로 휴가를 가라고 밝혔다. 당국은 또한 EU 회원국인 폴란드와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간 국경 검문도 재개할 방침이다.

리투아니아를 비롯한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발트 3국은 1991년 소련 붕괴 당시 독립에 성공했으며 2004년 나토와 유럽연합(EU)에 가입했다. 수도 빌뉴스는 러시아와 151㎞, 러시아 동맹인 벨라루스와는 불과 32㎞ 떨어져 있다. 발트 3국은 방위비로 다른 나토 회원국보다 많은 국내총생산(GDP)의 2% 이상을 지출하지만, 인구 600만 명의 소국이어서 독자적으로 전투기, 첨단 방공망 시스템을 갖출 여력이 안 된다.

이에 나토 회원국들이 병력은 물론 첨단 방공 무기 등을 임시 배치에 나섰다. 이중 16개국은 정상회의를 앞두고 정상들의 안전을 위해 총 1000명의 병력을 파견했다.

독일은 미사일이나 전투기를 요격할 수 있는 차량용 패트리엇 미사일 발사 장치 12대를, 스페인은 국가 첨단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NASAMS)을 지원했다. 프랑스와 핀란드, 덴마크는 리투아니아에 군용기를 배치했다. 프랑스는 이와 함께 영국과 함께 드론 방위체계를 배치했다. 독일도 폴란드와 함께 특수작전 부대까지 파견했다. 화학적·생물학적 공격과 핵 공격을 대비해 관련 보호 장비를 보낸 회원국도 있다. 라트비아와 폴란드는 빌뉴스 순찰을 지원할 경찰 인력을 파견했다.

리투아니아도 정상회의 준비 차원에서 이번 여름 벨라루스와 러시아 접경 경비인력을 3배로 늘렸다. 기타나스 나우세다 리투아니아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40여 개국 정상이 오는데, 우리 영공을 무방비 상태로 둔다면 무책임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우세다 대통령은 리투아니아에서 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첨단 방공무기 체계가 임시로 배치된 것을 두고 “정상회의 기간 영공 안전 확보를 위한 나토 동맹국들의 노력은 발트 3국에 영구적 방공 체계가 시급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정상회의 이후의 영구적인 영공방위 구축 방안을 놓고 동맹국들과 협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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