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경제수장, ‘5시간’ 마라톤 회담...옐런 “승자독식 의도 없어”

입력 2023-07-09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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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창 국무총리 이어 허리펑 부총리 만나
소통 재개 필요성 강조

▲재닛 옐런(왼쪽) 미국 재무장관이 8일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를 만나 악수하고 있다. 베이징/AP뉴시스

중국을 방문 중인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8일 중국 경제수장인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와 회담했다. 두 사람은 상당 기간 단절됐던 소통을 재개할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했지만, 양국 갈등을 완화할 획기적인 돌파구는 마련하지 못했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옐런 장관은 전날 리창 총리에 이어 이날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허 부총리를 만났다.

옐런은 “양국 정부에 논란의 여지가 없는 방식으로 경제가 상호작용할 수 있는 여지가 넓다는 게 내 믿음”이라면서 “미국은 승자독식 접근이 아니라 양국 모두에 이익이 되는 공정한 규칙에 기반을 둔 건전한 경쟁을 추구한다”고 말했다.

또 “우리 기업이 무역과 투자에 참여할 수 있는 충분한 여지가 있으며 미국과 중국이 특정 경제 문제에 대해서 ‘직접’ 소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우리 국가 안보를 지키기 위해 표적 조치들을 취할 것”이라며 “양국이 이런 행동들에 서로 동의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의견 차이가 오해로 이어져 경제·금융을 불필요하게 악화시키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허 부총리도 미국의 대중국 제재에 우려를 표명하면서도 “글로벌 문제 해결에 대한 소통과 협력을 강화하자”라고 화답했다.

이날 회담은 5시간가량 진행됐다. 미·중 갈등 속에서 양국 경제 사령탑이 만난다는 점에서 해빙무드 신호탄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그러나 옐런 장관 방중 직전 중국 정부가 내달부터 갈륨과 게르마늄 등의 반도체 소재 수출에 대한 허가제를 적용한다고 발표하면서 깊은 갈등의 골을 보였다.

외신들은 실질적 결과는 없었다고 평가했지만, 양국 경제 사령탑이 서로의 규제 조치에 대한 우려를 전달하고 상호 오해를 피하기 위해 긴밀히 ‘직접’ 의사소통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한 것에 의의를 뒀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이날 회담에 대해 “깊고, 솔직하고, 실무적인 교류를 진행했다”며 “회담이 건설적이었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3년간 중국의 ‘제로 코로나’정책으로 대면 접촉이 없었던 양국 관계에 대면 커뮤니케이션 창구 재구축을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재무부도 보도자료를 내고 “이날 만남이 솔직하고 건설적이었으며 포괄적이었다”고 밝혔다.

AP통신은 “옐런 장관이 전날 만난 ‘2인자’ 리창 총리를 비롯한 중국 지도자들로부터 환영을 받았지만, 중국 측은 미국 등 다른 국가들을 골치 아프게 하는 현재의 정책에 변화를 줄 것이라는 신호를 주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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