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중국’ 속도 내는 K-배터리…광물 확보 총력전

입력 2023-07-0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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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A 대응 위해 공급망 다변화 속도
LG엔솔, 칠레ㆍ호주ㆍ미국서 광물 조달
SK온, 美 업체와 음극재 개발 나서

▲칠레 아타카마 염호에 있는 리튬 광산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에 따라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 SK온 등 국내 주요 배터리 제조사들은 호주, 칠레, 인도네시아 등 전 세계서 광물을 확보하며 공급망 다변화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전날 LG에너지솔루션은 칠레 리튬 생산업체인 SQM과 7년간 10만 톤 규모의 리튬 장기 구매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이는 고성능 순수 전기차 200만 대 이상의 배터리를 만들 수 있는 물량이다. 리튬 단일 구매 계약으로는 최대 규모다.

LG에너지솔루션이 칠레 리튬 업체와 구매 계약을 맺은 건 IRA 대응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SQM은 칠레와 호주 등에 리튬 광산을 보유하고 있다. 모두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가로 IRA 요구 조건을 충족할 수 있다.

IRA 규정에 따라 전기차 보조금을 받기 위해서는 배터리 핵심광물의 40% 이상을 북미 또는 미국과 FTA(자유무역협정)를 체결한 국가에서 추출 혹은 가공해야 한다.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전기차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지는 만큼 완성차 업체는 해당 요건을 맞출 수 있는 배터리 업체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업계는 중국에 배터리에 쓰이는 주요 광물의 상당 부분을 의존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분석 결과 지난해 1~7월 기준 배터리 음극재 핵심 소재인 천연 흑연의 경우 중국 의존도가 89.6%에 달했다. 수산화리튬, 코발트의 의존도도 각각 84.4%, 81.0%였다.

호주·칠레·인도네시아…전 세계서 광물 조달

▲지난해 11월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컴파스 미네랄과 탄산리튬 공급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다. LG에너지솔루션 김동수 전무(오른쪽)와 컴파스 미네랄 크리스 얀델 리튬사업부장. (사진제공=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 SK온 등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공급망 다변화에 나섰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1년부터 호주·미국·독일 등 각국의 광물 업체와 직접 공급 계약을 맺고 있다. 5월에는 북미 지역 내 리튬 광산을 운영 중인 호주 그린테크놀로지메탈스와 리튬 정광 공급 및 지분 투자 계약(약 7.89%)을 체결했다. 그린테크놀로지메탈스는 북미에 리튬 광산 4곳을 소유·운영하고 있다.

리튬 정광은 배터리 핵심 원료인 수산화리튬을 추출할 수 있는 핵심 광물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향후 5년 동안 그린테크놀로지메탈스가 매년 생산하는 리튬 정광 생산량의 25%를 공급받게 됐다.

지난해 11월에는 미국 컴파스 미네랄과 탄산리튬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2025년부터 7년간 컴파스 미네랄이 연간 생산하는 탄산리튬의 40%를 공급받게 됐다.

SK온은 미국 소재 업체와 손잡고 직접 배터리 음극재 개발에 나섰다. 5월 미국 웨스터워터 리소스와 배터리 음극재 공동개발협약(JDA)를 맺었다. 웨스트워터는 미국 앨라배마주 쿠사 흑연 매장 지대의 탐사·채굴권을 갖고 있다. SK온은 올해 초 미국 소재 업체인 우르빅스와도 음극재 공동개발협약을 맺었다.

지난해 11월에는 국내 배터리 소재 기업인 에코프로, 중국 전구체 생산기업인 거린메이와 니켈 중간재 생산법인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기도 했다. 3사는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주 모로왈리 산업단지에 니켈 및 코발트 수산화혼합물(MHP) 생산공장을 짓고 내년 3분기부터 연간 순수 니켈 3만 톤에 해당하는 MHP를 생산하기로 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건 배터리 업체에 굉장한 도전”이라면서도 “IRA 자체는 중국 경쟁 업체의 북미 진출을 막고, 첨단 제조 세액공제(AMPC)라는 혜택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엄청난 기회이기도 한 만큼 공급망 다변화에 더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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