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 지났다" 삼성전자, 14년來 분기 최저 영업익에도 '반전 기대감'

입력 2023-07-07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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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분기 이후 14년 만에 영업익 최저
D램 출하량 증가 등 증권사 전망치 웃돌아
매출 전년 동기 대비 22% 감소한 60조 원
HBM 등 차세대 반도체, 신작 폴더블폰 기대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7일 발표한 올해 2분기 잠정 영업이익이 1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바닥을 지났다'는 점을 확인시켜주며 회복 기대감을 키웠다.

시장 일각에선 삼성전자가 2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삼성전자는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의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 2818억 원을 112.9% 웃도는 6000억 원의 '깜짝 실적'을 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95.7% 감소했으나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지난 1분기 6400억 원의 영업이익과 비슷한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비교적 선방한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업황 회복 신호탄…1분기보다 적자폭 줄어

▲삼성전자 DDR5 (제공=삼성전자)

특히 지난해 하반기부터 위기감이 커졌던 반도체 부문이 진정될 기미가 보이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SK하이닉스, 마이크론(미국)에 이어 가장 늦게 메모리 반도체의 인위적 감산에 들어갔다. 1분기 반도체 부문에서만 4조5800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후 내린 특단의 조치였다.

삼성전자의 감산 효과는 2분기부터 일부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잠정 실적 발표인 만큼 사업부문별 세부 실적이 공개되지는 않지만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 부문에서 3조∼4조 원대 규모의 적자를 냈을 것으로 예상했다. 스마트폰 사업을 하는 MX사업부도 1분기 신제품(갤럭시 S23 시리즈) 출시 효과가 사라져 2조~3조 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KB증권은 삼성전자의 부문별 영업이익을 DS 부문 -3조3000억 원, MX 2조7000억 원, CE(가전) 5000억 원, 하만(전장) 3000억 원으로 예측했다. KB증권 김동원 연구원은 "분기 실적은 1분기에 바닥을 확인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2분기 D램 출하량이 전 분기 대비 20% 증가해 예상보다 빠른 원가구조 개선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하반기에는 반도체 감산 효과, 차세대 메모리 세대교체가 본격화하고 갤럭시 Z 플립5ㆍ폴드5 신제품 출시 효과가 더해져 실적이 개선될 전망이다.

증권가에선 3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의 영업적자 폭이 눈에 띄게 줄어들고 4분기에는 흑자로 돌아설 것이란 관측이 많다. 한국투자증권 채민숙 연구원은 "2분기 말을 기점으로 메모리 재고가 감소하기 시작할 것"이라며 "서버를 중심으로 3분기 이후 DDR5 비중이 확대될 전망"이라고 했다.

최근 생성형 인공지능(AI) 시장 확대로 HBM(고대역폭메모리), DDR5 등 차세대 서버용 D램 수요가 늘고 있는 것도 긍정적이다. 차세대 D램은 고부가가치 제품이라는 점에서 삼성전자의 수익성 개선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경계현 DS부문장(사장)은 최근 임직원 대상 소통행사인 '위톡'에서 "삼성 HBM 제품의 시장 점유율이 여전히 50% 이상"이라며 "HBM3, HBM3P가 내년에는 DS 부문 이익 증가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폴더블폰 신작 효과…3분기 수익성 개선 기대

(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가 26일 서울 코엑스에서 '갤럭시 언팩'을 통해 공개하는 폴더블폰 차기작에 대한 기대도 크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X사업부는 1분기 갤럭시 S23 시리즈에 힘입어 반도체 부문의 대규모 적자를 메우는 저력을 보여줬다.

삼성전자가 올해를 폴더블폰 대중화의 원년으로 선언하고 갤럭시 Z 플립5ㆍ폴드5의 성능과 디자인을 대폭 향상시킨 것으로 알려지면서 하반기 MX사업부의 성장세가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언팩에서 갤럭시 Z 플립5·폴드5와 '갤럭시 탭 S9 시리즈', '갤럭시 워치6'를 공개할 전망이다.

해외 전문 IT 매체 등에 따르면 갤럭시 Z 플립5‧폴드5는 외부 디스플레이와 힌지, 배터리 용량 등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플립5의 경우 플립4(1.9인치) 보다 외부 디스플레이 크기보다 2배가량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 힌지는 안쪽 접히는 부분에 일정 공간을 확보해 스마트폰을 펼쳤을 경우 주름을 최소화할 수 있는 이른바 ‘물방울’ 디자인이 적용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폴드5는 베젤 두께가 더 얇아져 대화면 특징이 더 부각될 것으로 예측됐다. S펜은 폴드4와 마찬가지로 외부 전용 케이스 형태로 출시될 것으로 전망됐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 침체, 수요 위축 여파로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급감했지만 최근의 반도체 업황 등을 고려할 때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게 사실"이라며 "하반기부터 분위기 반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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