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운 우리말] 영화 거장 모시는 ‘마스터 클래스’?

입력 2023-07-0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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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부천 한국만화박물관에서 열린 아리 에스터 마스터 클래스 현장. 미국 영화연구소(AFI) 배리 사바스 교수(왼쪽)의 질문에 아리 에스터 감독(오른쪽)이 답하고 있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아리 에스터 감독 마스터 클래스 성료.”

지난달 29일 개막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미드소마’, ‘유전’으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호러 거장 아리 에스터 감독을 공식 초청해 ‘마스터 클래스’라는 특별 행사를 열었다.

미국영화연구소(AFI) 배리 사바스 교수가 진행자로 나서 아리 에스터 감독의 작품 세계를 깊이 탐구하는 전문적인 질문을 던지고, 관객이 감독의 답을 들어보는 일종의 특별대담이다.

‘마스터 클래스’는 본래 음악계에서 주로 사용한 표현으로 알려져 있다. 말 그대로 한 분야의 전문가(Master)가 직접 나서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수업(Class)이다. 일대일 혹은 소수정예인 경우가 많다.

통상적인 교육과정보다는 명사의 특별 강의에 가까운 이 방식이 요리, 미용, 조향, 화술 등 관련 수업을 제공할 수 있는 다양한 업계로 전파되면서 최근에는 보다 너르게 활용되는 추세다.

영화제 마스터 클래스는 특강보다는 ‘특별대담 관람’에 좀 더 가깝다. 주로 전문성을 갖춘 진행자가 감독의 영화 연출 의도, 제작과정의 숨겨진 이야기, 영화관과 예술관 등을 질문하고 관객은 평소 직접 접하기 어려운 감독의 답을 듣는다. 막바지에는 몇 가지 질문을 던질 수 있다.

올해 4월 열린 전주국제영화제에서는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두 번이나 수상한 벨기에의 다르덴 형제가, 지난해 10월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프랑스의 촉망받는 젊은 감독 알랭 기로디가 이 같은 방식의 마스터 클래스를 진행했다.

우리말로는 의미 그대로 ‘OOO감독 특별대담’으로 순화할 수 있다. 거장의 이야기를 듣고 직접 질문할 기회를 얻는 것 자체만으로도 관객과 예비창작자에게 영감을 줄 수 있어 일종의 특강 역할을 한다고 본다면, ‘OOO감독 특별수업’ 등으로 각별한 의미를 부여해도 취지에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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