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만 ‘사무라이 본드’ 발행...일본계證 유리한데 국내 증권사는?

입력 2023-07-05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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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재무장관회의 참석차 일본 도쿄를 방문중인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0일(현지시간) 일본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한국경제설명회를 열고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기획재정부)

정부가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첫 사무라이 본드를 발행을 결정하면서 외평채(외국환평형기금채권) 발행 주관사 선정에 돌입했다. 이번 엔화 외평채는 한일 양국 간의 화해 분위기를 타고 조성되는 만큼 주관사단에 일본계 증권사가 최소한 한 곳 이상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제기되는 가운데 국내 민간 증권사의 포함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내일부터 양일간 서울 중구 모처에서 발행주관사 제안 프레젠테이션(PT)을 진행한다. 1차 후보로 선정된 20개 증권사가 경합을 진행하면 평가 작업을 거쳐 최종 주관사단이 결정된다. 기획재정부로부터 외평채 주관사 선정을 위한 인수제안요청서(RFP)를 획득한 증권사들은 PT 준비에 한창인 것으로 전해졌다.

추경호 기획재정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는 지난달 30일 도쿄에서 투자자 라운드테이블을 열고 엔화 외평채 발행 계획을 공개했다. 최근 한일 정부 관계 개선이 민간 경제 협력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이 자리에는 일본 3대 민간은행인 미즈호, 미쓰비시, 스미토모 미쓰이, 일본 최대 민간 자산운용사인 노무라자산운용 등이 참석했다. 정부가 일본에서 외평채를 발행하는 것은 1998년이 마지막으로 25년 만이다.

이번 사무라이 본드는 한국 정부가 일본 기관투자자들로부터 조달하는 채권이다. 과거 국내거주자와 해외동포를 대상으로 사무라이 본드를 발행한 적은 있지만, 일본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엔화 외평채 발행은 처음이다. 외평채 발행을 통해 일본 기관투자자들과의 우호적 관계도 다질 수 있을 것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일본 투자자들이 엔화 외평채 투자를 늘리면, 한국 정부의 외화 보유액이 늘어날 수 있다.

발행 규모는 1998년 당시보다 대폭 늘어난 최대 29억 달러로 관측된다. 앞서 정부는 국회로부터 30억 달러 규모의 외평채 조달 계획을 승인받은 바 있다. 주관사가 선정되면 오는 9월부터 북빌딩(수요예측)을 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발행 주관사로는 일본계 증권사가 무조건 포함될 수 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이번 외평채는 엔화 발행이라 일본계 증권사가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향후 외국인투자자 유치에도 수월할 것”이라며 “과거 발행 경험을 보유한 노무라증권이 맡을 가능성이 높고, 국내 증권사는 많아야 한 곳 정도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노무라 증권은 지난해 대한항공 사무라이 본드 주관사로 국내 시장에 약 10년 만에 복귀한 뒤 대표 주관 성과를 이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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