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투자 기지개 켜나…“킬러 규제 개선, 체감 효과 있어야”

입력 2023-07-0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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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3년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 관한 제18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제계가 기업의 투자를 가로막는 정부의 ‘킬러 규제’ 개선 움직임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킬러 규제 개선 논의가 또 하나의 ‘마중물’이 돼 전반적 규제 개혁의 동력을 끌어 올릴 것이라는 평가다.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5일 “‘대못’, ‘손톱 밑 가시’ 등 과거 정부에서도 규제 개선에 관한 얘기는 있었으나 이번에는 대통령이 강력하게 밀고 나가는 것 같다”며 “용두사미로 끝나지 않도록 대통령의 강한 의지와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업의 투자를 가로막는 규제는 우리 경제 전반에 거미줄처럼 걸쳐 얽혀있다.

대표적으로 산업계에선 노동‧환경‧안전 3대 분야 규제 개혁이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관련 법률로는 노동조합법, 중대재해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처법), 화학물질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화평법), 화학물질 관리법(화관법), 수도권정비계획법, 대형마트 의무휴업법 등이 꼽힌다.

금융권에서는 자본 시장과 혁신 기업에 활력을 불어 넣을 수 있는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 도입과 함께 금산분리 완화, 비은행권 종합지급결제업 허용, 은행권 비이자수익 확대를 위한 투자일임업 전면 허용 등을 요구하고 있다. 교육계에선 교육 개혁 통해 대학 등록금 규제를 완화해 달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류 전무는 “시대에 맞지 않는 규제는 본질적인 목적보다 기업 활동만 억누르고 있어 국민들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킬러 규제 개선을 통해) 이번에 확실히 해소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킬러 규제 개혁이 투자 활성화로 이어지기 위해선 기업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현실적인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이날 국무조정실은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환경부, 고용노동부 등 관계 부처와 경제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킬러 규제’ 개선을 위한 관계 부처 태스크포스(TF) 킥오프 회의를 열었다. TF는 앞으로 정부가 주목할 킬러 규제를 선정하고 개선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대한상공회의소 관계자는 “특정 법률이나 규제를 완화한다고 해서 기업 투자가 많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며 “전반적으로 투자를 유연하게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 규제 환경이 다른 나라에 비해 심하다”면서 “기업들이 투자 결정을 하는데 장애가 될 수 있는 ‘갈라파고스 규제’의 경우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 개선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킬러 규제 개선이 실제 투자 확대로 이어지기 위해 기업 현장의 의견 수렴이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업 지배 구조 개선과 같은 비행위적 규제보다 투자와 연관된 핵심 규제를 개선해야 한다”며 “특히 (규제 개선) 수용자인 기업이 무엇을 불편해 하고 힘들어하는지 정확히 알고 (그것을) 덜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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