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로 철을 만든다"…철강사의 남다른 탄소 중립 접근법

입력 2023-07-10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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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파이넥스 기술 기반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 중
현대제철 전기로 기반 탄소중립 철강 생산체제 하이큐브 구축

(사진제공=포스코)

철강 업계는 현재 그린 스틸(친환경 강철)로 가는 새로운 여정에 있다. 이 여정엔 물로 철을 만들어야 하는 새로운 도전이 있다. 기술부터 설비, 원료까지 대전환이 필요한 어려운 길이지만 그린 스틸을 가장 먼저 손에 쥔 철강사가 미래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다.

기후 위기가 현실이 되면서 국내 철강사들의 탄소 중립 접근법도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10일 철강 업계에 따르면, 철강 산업은 국내 전체 산업 부문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약 30%를 차지할 만큼 탄소 배출이 많다. 또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약 7%에 달한다. 즉 철강은 대표적 이산화탄소 배출 산업이다. 그런데도 철강 수요는 연간 1~2%씩 증가해 2050년엔 약 27억4700만 톤(t)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철강 산업은 생산 과정에서 탄소가 대량으로 배출되는 대표적 탄소 집약 산업이다. 철강생산공정에서 석탄을 연료로 사용할 때 환원제로 코크스(cokes)를 사용한다. 이를 철광석(Fe2CO3)과 반응해 철을 생산하는데, 이 과정에서 탄소가 다량으로 배출된다.

철강 업계는 미래 생존을 위해 탄소 배출량을 줄여야 한다. 이를 위해 전 세계 철강 업체가 도전하고 있는 꿈의 기술이 바로 ‘수소환원제철’이다. 수소를 환원제로 사용해 철을 만드는 기술이다. 탄소를 배출하는 화석 연료와 달리 물을 배출하기 때문에 친환경적이다. 그러나 수소환원제철은 아직 전 세계 어디도 상용화하지 못한 기술이다.

그런데 포스코가 2026년까지 '수소 환원 제철' 시험 설비를 도입하고 상업화 할 계획이다. 포스코의 수소환원제철인 '하이렉스'(HyREX)' 기술은 석탄 대신 수소를 사용해 쇳물을 생산하는 공법이다.

포스코는 2003년 석탄과 철광석을 가공 없이 사용할 수 있는 파이넥스(FINEX) 유동 환원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을 기반으로 수소를 사용해 쇳물을 제조하는 수소 환원 제철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수소 환원 제철의 핵심은 파이넥스 공정에서 CO2가 발생하는 모든 공정을 수소와 전력을 이용한 공정으로 대체하는 것이다.

포스코 추진 중인 하이렉스 공법은 가루 형태의 철광석을 사용한다. 유럽에서 철강사들이 사용하는 샤프트 환원 공법은 기존처럼 철광석을 단단하게 뭉친 펠렛을 사용한다. 하이렉스는 샤프트 환원 공법에 비해 소재 제한 및 지리적 위치 제한을 받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포스코는 이미 상용화된 유동환원로 도입을 통해 수소환원제철로 전환이 보다 쉬울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유동환원로는 경제적이고 풍부한 원료를 사용하고, 원료의 사전 처리 공정이 불필요하다는 장점이 있다. 게다가 수소환원제철 공정은 흡열 반응이 일어나 열 공급이 계속 필요한데, 이를 위한 추가 열 공급이 용이해 지속적 환원 반응을 가능하게 한다. 이런 차별화된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포스코는 하이렉스 기술을 완성해 ‘그린 철강’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제철도 그린스틸로 나아가기 위해 전기로 기반 탄소 중립 철강 생산 체제인 '하이큐브(Hy-Cube)'를 구축한다. 2030년까지 수소 기반 철강 생산 체제로 전환하기로 했다.

'하이큐브'는 현대제철 고유의 수소 기반 공정 융합형 철강 생산 체제를 말한다. 스크랩(고철)을 녹여 쇳물을 만드는 기존의 전기로에서 발전해, 철 원료를 녹이는 것부터 불순물을 제거하고 성분을 추가하는 기능까지 모두 가능한 '새로운 개념의 전기로(Hy-Arc)'가 하이큐브 기술의 핵심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철강사들이 재활용, 수소 환원, 탄소 포집 및 활용·저장 등 각종 기술 개발을 통해 탈 탄소화를 위한 노력을 끊임없이 해오고 있다"며 "이런 기술 바탕으로 변화하다 보면 앞으로는 기존 고로는 사라지고 향후 2050년에 이르렀을 때는 모든 인프라 개편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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