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2개 분기 연속 테슬라 영업이익 추월…주가수익률은 3분의 1

입력 2023-07-04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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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영업이익 3조6184억 원 역대 최대…테슬라 3조4300억 원 넘을 듯
주가수익률은 3분의 1 수준…시가총액은 26배 차이
증권가 “저평가”…목표주가 25% 상향

▲현대자동차, 기아 양재 사옥 전경. (사진제공=현대자동차그룹)

지난해 글로벌 자동차 판매 3위에 오른 현대차가 전기차 세계 판매량 1위인 테슬라의 영업이익을 2개 분기 연속 추월할 것으로 전망된다. 판매대수 호조에 원화약세, 원자재 가격 하락이 겹치며 현대차의 실적 질주에 힘을 보태고 있다. 다만, 현대차는 테슬라에 비해 한참 낮은 주가수익률과 시가총액을 나타내면서 여전히 저평가에 놓여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의 2분기 영업이익은 3조6184억 원으로 전망된다. 역대 최대였던 1분기 영업이익(3조5927억 원) 기록을 다시 한번 갈아치우는 것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2조9798억 원)보다는 21% 증가한 규모다. 삼성증권은 2분기 현대차의 영업이익을 4조650억 원으로 컨센서스 대비 13%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2분기 역대 최고 영업이익 기대…테슬라 재추월

현대차의 2개 분기 연속 테슬라 영업이익 추월은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블룸버그 기준 테슬라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26억4000만 달러(약 3조4300억 원)다. 테슬라는 2분기에 1분기 대비 평균 4%의 가격 인하를 단행했는데, 이를 감안하면 영업이익은 컨센서스를 밑돌 가능성도 있다. 현대차는 1분기에도 테슬라의 영업이익 26억6000만 달러(약 3조4600억 원)를 뛰어넘었다. 현대차가 테슬라의 분기 영업이익을 뛰어넘는 것은 2021년 2분기 이후 처음이다.

현대차의 실적을 끌어올린 건 글로벌 판매 대수 호조와 우호적인 영업환경이다. 현대차의 6월 판매량은 국내 7만163대, 해외 30만4950대 등 37만5113대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5% 늘어난 규모다. 2분기 글로벌 도매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7.6% 증가한 108만1000대로 추정된다.

2분기 원·달러 기말환율은 1319원으로 전분기와 비슷한 수준이고, 판매보증 충당금은 1조800억 원으로 추정된다. 원자재 가격 하락도 반영되기 시작했다. 철판, 알루미늄, 구리 등 원자재 가격은 지난해 2분기 이후 하락하면서 올해 1분기부터 완성차 원가에 반영되기 시작했다. 전기차 배터리 주요 원재료인 리튬, 코발트는 올해 4월 이후 급락하면서 하반기 완성차 원가에 반영될 전망이다.

현대차 주가 올해 38% 상승·테슬라는 127%

현대차의 실적은 테슬라를 넘었지만, 주가는 그렇지 못한 모습이다. 테슬라 주가는 123.18달러에서 279.82달러(3일 종가)로 올해 들어 127% 상승했다. 반면, 현대차 주가는 15만 원대에서 20만 원대로 올라서며 올해 들어 38% 오르는 데 그쳤다. 테슬라 주가수익률의 3분의 1 수준이다. 시총도 현대차는 44조 원으로 테슬라(약 1153조 원)와 26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테슬라와 현대차의 밸류에이션 평가가 갈리는 이유는 테슬라가 전통 완성차 업체로 분류되지 않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전기차에 자율주행을 결합하며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의 첨단 IT기술을 빠르게 적용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장은 단차 문제 등 테슬라의 조립 품질에도 미래 가치에 후한 점수를 주는 모습이다.

월등한 영업이익률도 테슬라가 고평가를 받는 이유다. 테슬라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률은 11.4% 지난해 같은 기간의 19.2%에서 절반 가까이 축소됐다. 테슬라가 모델 Y의 판매가를 20% 이상 떨어뜨리고, 모델3의 판매가격을 11% 낮추면서 영업이익률이 감소한 영향 탓이다. 테슬라가 가격인하 정책을 고수하지 않았다면, 현대차의 2배에 달하는 영업이익률 달성도 가능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가 역대 최고 수준으로 달성한 올해 1분기 영업이익률은 9.51%다.

증권가 “여전히 저평가”…목표주가 25% 상향

증권가는 현대차가 여전히 저평가됐다고 입을 모은다. 3세대 플랫폼이 적용된 성공적인 신차 효과 누적으로 중장기적 실적 개선이 예상되고, 전기차용플랫폼(E-GMP)의 성공적인 도입 등 사업구조 전환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증권사들이 제시한 현대차의 평균 목표주가는 연초 23만1053원에서 28만7955원으로 25% 상향조정됐다.

NH투자증권은 “제품경쟁력 향상·브랜드 인지도 개선이 최근 실적 개선의 주된 배경”이라면서 “반면, 현재 주가(PER 약 4배)에는 향후 큰 폭의 감익 가능성에 대한 피크아웃 우려가 과도하게 반영된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분석했다.

삼성증권은 “하반기 경쟁 심화 우려는 근거가 부족하다. 3년간 연 1000만 대 이상의 이연수요가 축적돼 2024년까지 글로벌 완성차 업체 간 경쟁 심화 가능성은 낮다”라며 “하반기 싼타페 출시, 미국 전기차 점유율 회복, 인도시장 신차 출시 및 생산능력(Capa) 확대가 모멘텀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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