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리튬 확보’ 전쟁...버블 형성 불안도

입력 2023-07-03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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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GM, 리튬 확보 위해 광산업체와 계약 체결
1분기 배터리 탑재 차량 판매량,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
동시다발적 개발 경쟁으로 향후 과다 공급될 수 있어
“채굴업자들이 가장 큰 승자 될 것”

▲2023년 4월 19일 칠레 북부 안토파가스타의 SQM 공장에서 한 작업자가 손으로 리튬을 섞고 있다. 안토파가스타(칠레)/AP뉴시스
리튬 공급 확보를 위해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채굴 사업에 뛰어드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향후 공급 과잉으로 리튬 가격 버블이 한순간에 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포드와 제너럴모터스(GM) 등의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료인 리튬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전기차 판매가 급증함에 따라 업계에 공급할 리튬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미국에서 판매된 배터리 탑재 차량은 전년 대비 45% 증가했다. 앞서 GM은 2025년까지 30종의 전기차를 출시하고 2035년까지 모든 자동차 판매를 전기차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광물자원 조사업체 벤치마크미네랄인텔리전스에 따르면 리튬 공급망을 구축하는 데에는 510억 달러(약 67조1700억 원)의 비용이 들어간다. 미국의 전기차 보조금 혜택을 받기 위해선 배터리 원료를 북미 또는 무역 동맹국에서 채굴하고 가공해야 한다. 하지만 볼리비아와 칠레, 아르헨티나처럼 매장량이 많은 국가에서는 천연자원을 국유화하거나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 인출을 제한하고 있다. 캐나다와 매국에서도 광산을 설립하는 데 수년이 걸릴 수 있는 상황이다. 세계 최대 리튬 생산업체 앨버말의 에릭 노리스 리튬사업 책임자는 “미국에서 리튬을 확보하고 완전히 전기화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기존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리튬 채굴 회사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는 이유는 뒤처질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신차의 약 3분의 1이 전기차인 중국에서 폭스바겐, GM, 포드는 자체 배터리를 제조하는 비야디(BYD)와 같은 국내 생산업체에 시장 점유율을 뺏겼다. 테슬라는 수년에 걸쳐 리튬 및 기타 원재료 공급망을 구축해 왔기 때문에 중국과 유럽, 미국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점유율을 확보하는 중이다.

업계에서는 배터리 원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리튬 가격이 지속 불가능한 수준까지 부풀려졌다고 지적한다. 또 수십 개의 회사가 광산을 동시에 개발하면서 향후 리튬 공급량이 예상보다 빨리 급증해 리튬 가격이 폭락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전기차 업체 리비안의 R.J.스캐린지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초부터 리튬 가격이 너무 빨리 올랐다. 시스템에 과대 광고가 너무 많아서 나쁜 거래가 많다”고 말했다.

NYT는 리튬 확보 전쟁에서 결국 채굴업자들이 큰 승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리튬은 채굴 가격이 낮아 채산성이 좋지 못했다. 하지만 전기차 인기 상승과 함께 광산이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리튬 채굴업자들에게 막대한 수익이 보장됐다. 현재 대부분의 광산은 초기 개발 단계에 있어 생산을 시작하려면 최소 몇 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캐나다 광물업체 시그마리튬의 아나 카브랄 가드너 최고경영자(CEO)는 “2021년까지만 해도 자본이 없거나 매우 단기적인 자본만 있었다”면서 “아무도 5년 후와 10년 후를 내다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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