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풍? 미풍?…금태섭·양향자 '제3지대' 창당작업 현주소는

입력 2023-07-03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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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당 선언문 발표하는 양향자 위원장 (연합뉴스)

금태섭 주도 '새로운당', 집행위원장 인선…9월 창당대회
양향자 주도 '한국의희망', 블록체인 도입 등 차별화
양당체제 균열 미지수…"3지대 공간無, 인물·정책 의문"

내년 4·10 총선을 앞두고 양향자 의원과 금태섭 전 의원이 각각 주도하는 '제3지대' 신당 창당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거대양당 체제에 실망한 중도·무당층의 마음을 사로잡아 총선에서 유의미한 의석을 확보하는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뚜렷한 비전 등 차별점 없이 진영논리 비판에 매몰된 기회주의적 신당으로는 대안세력으로서 생존이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 전 의원이 주도하는 제3지대 신당 준비모임 '다른 미래를 위한 성찰과 모색 포럼'은 3일 보도자료를 통해 "단체 명칭을 '새로운 정당 준비위원회'(약칭 새로운당)로 확정하고 창당 준비를 본격화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새로운당은 대표를 선임하지 않은 채 9월 중 창당 발기인대회 개최를 목표로 창당 작업에 주력할 계획이다. 관련 실무를 총괄할 집행위원장직에는 정호희 전 민주노총 대변인이 임명됐다.

인선 배경과 관련해 곽대중 새로운당 대변인은 이투데이와 통화에서 "조국 사태를 거치면서 더불어민주당, 정의당에 실망한 분들이 새로운당에 모였다"며 "전국단위 조직을 이끈 경험과 사무집행 능력을 갖춘 정 대변인이 적임이라고 보고 집행위원장으로 모셨다"고 말했다. 이어 "집행위에서 당명 제안, 국민공천 프로그램 등을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새로운당은 이날 첫 논평을 통해 민주당 해체를 촉구했다. 새로운당은 "운동권 86세대들이 주축이 된 지금의 민주당은 능력이 없는 것뿐 아니라 양심도 없는 세력"이라며 "이런 민주당은 고쳐 쓸 수 없다. 발전적으로 해체하는 것만이 정답"이라고 비판했다.

새로운당은 4일 광주에서 '문제 해결 중심의 생산적 정치를 위한 성찰과 모색'이라는 제목의 토론회를 연다. 금 전 의원은 '제3정당의 시대적 요청과 그 가능성'을 주제로 발제에 나선다. 제3지대 정당의 당위성과 향후 행보에 대한 언급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 금태섭 전 원이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다른 미래를 위한 성찰과 모색 포럼 '제2회 복합위기 시대, 한국정치의 돌파구는?' 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양 의원의 창당 진도는 보다 빠른 편이다. 양 의원은 지난달 26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한국의희망' 창당 발기인대회를 열고 창당을 공식화했다. 이 자리에서 양 의원은 "거대양당이 이끄는 정치는 그저 권력 게임이자 이권 다툼"이라며 "진영논리과 부패에 빠진 나쁜 정치, 낡은 정치, 특권 정치를 바꾸지 않으면 새로운 시대는 영원히 오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 정치의 과(過)를 대표하는 양당 강성 지지층 대신 시대의 급소를 잡은 우리가 대한민국을 미래로 옮길 수 있다"며 "10만명만 모이면 단숨에 양당을 위협하는 유력 정당이 될 수 있다. 50만, 100만을 넘어 최대 정당이 되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말했다.

한국의희망은 앞서 야권에서 벌어진 '돈 봉투' 논란 등 부패 차단을 위한 블록체인 플랫폼과 북유럽식 정치학교·예비 내각(섀도 캐비닛) 교육 체계 등을 도입해 거대양당과 차별화를 꾀할 계획이다.

이후 한국의희망은 창당 요건인 5개 시·도당 창당을 위해 당원 모집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조만간 국회에서 신당 관련 현황 보고 기자회견도 갖는다. 새로운당도 창당 발기인대회를 마치는 대로 한국의희망과 비슷한 수순을 밟을 것으로 관측된다.

양 의원과 금 전 의원이 기성 정치권을 비판하면서 제3지대 물결에 가세하고 있지만, 뿌리 깊은 양당 카르텔에 균열을 낼 정도의 역량을 갖췄는지는 미지수다. 가장 최근 성공 사례가 2016년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의 국민의당이 20대 총선에서 38석을 확보한 것이다. 그마저도 총선 이후 합당·분당 등 내홍을 거치며 다음 총선을 앞두고 공중분해됐다.

당시보다 진영 대립이 첨예해진 시점에서 당시 대선주자급인 안 의원보다 정치적 체급이 높다고 보기 어려운 두 인사의 신당 안착 가능성을 높게 보기 어렵다는 것이 정치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실제 한국의희망 창당 발기인대회에 현역의원은 1명도 참석하지 않았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여야 진영대결이 극단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제3지대가 들어설 공간은 거의 없다"며 "제3지대에 인물이나 정책이 있는지도 의문이다. 양당에서 공천받을 자신이 없고 양당 정치에 실망한 사람들이 중간지대에 많이 있는 것을 보고 선거용 정당을 만든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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