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과격 시위에 피해자 유족도 만류…“폭동 멈춰달라”

입력 2023-07-03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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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할머니 “학교·버스 부수면 안 돼…사태 진정 바라”
주변 국가로 번질 조짐도…스위스·벨기에서도 과격 시위

▲지난달 29일(현지시간) 프랑스 낭테르에서 일어난 10대 총격 사망 항의 시위 도중 차량이 불타고 있다. 낭테르(프랑스)/AFP연합뉴스
프랑스에서 10대 알제리계 소년이 경찰의 손에 사살된 사건을 계기로 격렬한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사망한 피해자의 유족들조차도 “폭동을 멈춰달라”고 만류하고 나섰다.

2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프랑스 경찰의 총에 맞아 숨진 17세 소년 나엘군의 할머니 나디아씨는 이날 경찰을 비난하면서도 이같이 호소했다.

그는 “그들은 나엘을 핑계로 대고 있으며, 우리는 이 사태가 진정되길 원한다”며 “손자는 죽었고, 딸은 길을 잃었다”고 강조했다.

특히 나디아씨는 “학교에 피해를 줘서는 안 되며, 버스나 창문을 부숴도 안 된다. 버스를 타는 것은 엄마들이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번 시위는 지난달 27일 프랑스 경찰이 교통 검문 도중 달아나던 17세 알제리계 소년 나엘을 총으로 쏴 숨지게 만든 사건을 계기로 촉발됐다. 이는 프랑스 경찰 전체의 인종차별적 관행을 비판하는 집단 저항으로 번졌고, 프랑스 전역이 분노로 들끓었다.

이 과정에서 과격한 폭력 시위도 동반됐다. 건물과 자동차가 불에 탔고, 일부 지역에서는 폭력 시위가 약탈로 이어졌다. 남부 항구도시 마르세유에서는 총기 도난 사건까지 발생했다.

과격한 시위가 프랑스계 주민이 많은 유럽 주변국에까지 확산하는 조짐도 감지됐다. 영국 텔레그레프에 따르면 전날 밤 스위스 보주의 로잔 도심에서는 100여 명의 시위대가 경찰과 충돌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들은 경찰을 상대로 투석전을 벌이는가 하면, 화염병을 던지기도 했다. 지난달 29일에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폭력 시위가 벌어져 여러 건의 화재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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