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 경찰에 들끓는 프랑스…마크롱, 독일 국빈 방문 취소

입력 2023-07-02 10:51수정 2023-07-02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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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1300명 이상 체포 …방화·약탈 이어져
마크롱, 국내 안보 상황에 또 외교 일정 차질
“청소년 죽음 이용, 용납할 수 없어”

▲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경찰과 시위대가 충돌하고 있다. 파리/EPA연합뉴스
프랑스에서 10대 알제리계 소년이 경찰의 총에 맞아 숨진 사건으로 나흘째 방화와 폭력 행위를 동반한 격렬한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하룻밤 새 1300명 이상이 체포됐고,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23년 만의 독일 국빈 방문을 연기했다.

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프랑스 경찰 조직을 총괄하는 내무부는 폭력 시위의 강도가 전보다 낮아졌다면서도, 전날 밤부터 이날 오전 프랑스 전역에서 총 1311명이 체포됐다고 밝혔다.

밤새 자동차 1350대와 건물 234채가 불에 탔고, 2560건의 화재가 발생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폭력 시위가 약탈로 이어지기도 했다. 전자제품 판매장, 대형 슈퍼마켓, 담배 가게 등이 표적이 됐다. 남부 항구도시 마르세유에서는 총기 도난 사건까지 발생했다.

당국은 시위에 대응하기 위해 경찰과 군인 4만5000명을 투입했으며, 경장갑차까지 동원했다. 79명의 경찰·군인이 시위 진압 과정에서 다쳤다.

정부는 혼란을 줄이기 위해 지방 당국에 밤 9시 이후 버스나 트램의 운행을 중단하라고 권고했다. 대형 폭죽과 인화성 액체의 판매도 제한했다. 콘서트나 축제 등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행사들이 줄줄이 취소됐다.

▲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시위 도중 뒤집힌 차량의 모습이 보인다. 파리/로이터연합뉴스
시위는 프랑스 외교 관계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마크롱 대통령은 당초 2~4일 독일을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국내 안보 상황을 고려해 일정을 늦췄다. 마크롱 대통령은 당분간 프랑스에 머무르면서 대책 마련을 고심한다는 방침이다.

프랑스가 자국 내 시위로 인해 외교일정에 차질을 빚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올해 3월에는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프랑스 방문 일정이 연금 개혁안 반대 시위로 취소됐다.

이번 시위는 지난달 27일 프랑스 경찰이 교통 검문 도중 달아나던 17세 알제리계 소년 나엘을 총으로 쏴 숨지게 만든 사건을 계기로 촉발됐다. 이는 프랑스 경찰 전체의 인종차별적 관행을 비판하는 집단 저항으로 번졌고 프랑스 전역을 들끓게 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당초 나엘 군의 사망 사건을 “용서할 수 없는 일”이라고 규탄했지만, 계속되는 폭동에 “청소년의 죽음을 이용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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