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車상해담보특약상 ‘실손’ 기준, 피해배상 별개 소제기 시”

입력 2023-07-02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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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관상 ‘실제손해액’ 산정되는 ‘訴 제기된 경우’
“자동차상해 보험금 청구 소송, 포함되지 않아”

자동차상해 담보특약에 따른 보험금을 청구할 때 특별 약관상 ‘실제손해액’으로 볼 수 있게 되는 ‘소송이 제기된 경우’는 보험사고에 해당하는 자동차사고 피해에 관한 손해배상청구 등 별개의 소가 제기된 경우를 의미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 서울 서초동 대법원 전경. (연합뉴스)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피보험자 A 씨가 한 대형 보험회사를 상대로 자동차상해 담보특약에 따른 보험금 지급을 청구한 상고심에서, ‘실제손해액’으로 볼 수 있게 되는 ‘소송이 제기된 경우’에 자동차상해 보험금을 청구하는 소가 제기된 경우도 포함됨을 전제로 판단한 원심 판결을 파기‧환송한다고 2일 밝혔다.

A 씨는 2018년 1월 충북 제천에서 자신이 운전하던 차량이 미끄러지면서 중앙선을 침범해 반대 차로에서 정상 주행하던 덤프트럭과 충돌, 중상을 입었다. 이로 인해 약 19억 원에 달하는 손해를 입게 된 A 씨는 보험사를 상대로 자동차상해 담보특약(보상한도 사망 또는 상해 5억 원)에 따른 보험금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특별 약관에는 자동차상해 담보특약에 따른 보험금 산정 기준이 되는 ‘실제손해액’이 ‘보험금 지급기준에 따라 산출한 금액’ 또는 ‘소송이 제기되었을 경우에는 대한민국 법원의 확정판결 등에 따른 금액으로서 과실상계 및 보상한도를 적용하기 전의 금액’을 의미한다고 규정하고 있었다.

A 씨 측은 이 사건 소송이 제기된 만큼 민사소송의 일반적인 손해계산 방법을 통해 산정한 금액을 손해액(15억4000만 원)으로 봐야 하므로 5억 원을 모두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보험사는 특별 약관에서 실제손해액은 상해 보험금 기준에 따라 산출한 금액일 뿐이라고 맞섰다.

1심과 2심은 A 씨의 손을 들어줬다. 원심 재판부는 “원고의 손해액은 위자료를 제외하더라도 보상한도액 5억 원을 초과하므로, 피고는 보험금으로 5억 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소송이 제기된 경우’란 보험사고에 해당하는 자동차사고 피해에 대해 손해배상청구 등 별개의 소가 제기된 경우를 의미하는 것이지 특별 약관에 따라 자동차상해 보험금을 청구하는 소 그 자체가 제기된 경우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면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돌려보냈다.

대법원 관계자는 “하급심의 주류적 실무례는 이 사건 원심과 달리, ‘소송에서의 확정판결 금액’이란 ‘법원이 일반 민사소송에서의 손해계산 방법에 따라 산정한 손해액’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피보험자가 입은 손해에 관해 가해자 또는 가해자의 보험자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 등이 제기되어 손해배상의 범위에 관한 확정판결을 받은 경우의 그 확정판결 금액을 의미한다고 판시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판결은 보험약관의 객관적‧획일적 해석 원칙과 자동차상해 담보특약(자동차상해보험)의 법적 성질을 바탕으로 특별 약관 해석에 관한 종래 하급심의 주류적 입장이 타당함을 (대법원이) 인정했다”고 강조했다.

박일경 기자 e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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