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시대, 크면 잘 나간다…편의점서 대용량 제품 인기

입력 2023-06-28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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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대비 용량 큰 상품 선호…대용량 컵얼음·김밥·팝콘 불티

대용량 컵얼음 매출 비중 4년 새 39%→67%
넷플릭스점보팝콘, 소용량 팝콘 대비 최대 30% 저렴
소량화 주력하던 편의점, 전략 선회…대용량 상품 구색 확대

▲편의점 CU에서 모델이 일반 컵얼음과 대용량 컵얼음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BGF리테일)

편의점에서 대용량 식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고물가 상황이 이어지면서 가격 대비 용량이 큰 이른바 가용비가 좋은 상품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다. 그간 1인 가구를 겨냥해 소량화에 주력하던 편의점업계도 현 소비 트렌드를 반영해 대용량 제품 구색을 늘리고 있다.

28일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CU의 대용량 컵얼음의 올해 1월 1일부터 6월 22일까지 매출 비중은 전체 컵얼음 비중 가운데 67.4%를 차지했다. 2019년 일반 컵얼음 매출 비중이 60.1%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4년 새 매출 구성비 자체가 완전히 뒤집힌 것이다.

대용량 컵얼음의 인기는 제품별 매출 순위에서도 드러난다. 지난해 빅 컵얼음이 일반 컵얼음을 1.1%의 근소한 차이로 누르고 1위를 차지했으며 올해는 두 제품의 매출 차이가 무려 48.2%나 벌어졌다.

GS25에서는 넷플릭스점보팝콘이 출시 직후 400여 종의 스낵 가운데 매출 1위에 올랐다. 특대형 PB 스낵이 새우깡, 포카칩 등을 제치고 카테고리 1위에 올라선 것은 처음이라는 게 GS리테일의 설명이다. 넷플릭스점보팝콘은 중량이 400g으로 일반 팝콘 상품보다 6배가 큰 특대형 스낵이다.

GS25의 혜자로운맘모스빵 역시 편의점에서 찾기 어려운 대용량 제품인데 이달 기준 베이커리 분류 매출 1위에 오르기도 했다. 기존 팔도 도시락(86g)을 8.5배 키운 점보 도시락(729g)의 경우 GS25의 한정 판매 상품에서 정식 상품으로 전환되기도 했다.

▲모델들이 GS25의 대용량 히트 상품 넷플릭스점보팝콘, 점보 도시락, 혜자로운맘모스빵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GS리테일)

이마트24에서는 대용량 김밥이 인기다. 이마트24에 따르면 1월 1일부터 6월 19일까지 삼각김밥·김밥 판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더빅·더블삼각김밥, 대용량 김밥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반 삼각김밥·김밥 증가율인 33%와 비교해 38%포인트 높은 수치다.

이처럼 국내 주요 편의점에서 대용량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는 건 현재 물가 상황과 관련이 깊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3% 올랐으며 가공식품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7.3% 상승했다.

고물가 상황이 지속되면서 가격 대비 용량이 큰 이른바 가용비 상품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이라는 게 편의점업계의 중론이다. 실제로 GS25에 따르면 넷플릭스점보팝콘 가격은 6900원으로 70g 수준의 용량에 1500원~1700원 하는 소용량 팝콘 대비 10g 당 20%~30% 저렴하다. 이마트24에서 인기를 끈 더빅삼각김밥 역시 일반 삼각김밥(100g~110g)보다 중량을 약 50% 늘린 상품(150g~160g)으로 밥 한 공기(200g)와 비슷한 양을 1500원~2000원에 즐길 수 있다.

대용량 상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편의점업계도 상품 구색 늘리기에 분주하다. CU는 내달 곰돌이 모양의 얼음을 내놓는다. 이에 앞서 4월에는 콰트로 빅볼 아이스, 3월에는 대용량 온더락 빅볼 아이스를 출시하며 대용량 상품을 늘려나가고 있다.

이마트24는 빅사이즈 삼각김밥 2종을 결합한 더빅더블삼각김밥 판매에 들어갔다. 또 기존 8알에서 14알로 용량을 늘린 롱롱김밥 상품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권민균 GS리테일 가공기획팀 상품기획자는 “불황형 소비 경향 확대로 가성비·가용비를 갖춘 편의점 대용량 상품이 매출 상승을 견인하는 킬러 콘텐츠로 발돋움 하고 있다”며 “젊은 고객들의 가벼운 주머니 사정을 지원하는 취지로 소소하지만 확실한 풍요를 제공할 수 있는 차별화 대용량 상품을 지속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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