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대 현대차…3만 대짜리 미니공장 확대

입력 2023-06-27 17:17수정 2023-06-27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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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산 30만 대단위 종합 공장서 탈피
전기차 시대 ‘다품종 소량생산’ 추진
3만 대 규모로 시작…증설도 손쉬워
신흥국 중심으로 확대 투자 리스트↓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현대차그룹이 연산 3만 대 규모의 '미니 전기차 공장' 전략을 확대한다. 30만 대씩 신차를 찍어내는 여느 현대차 공장과 비교하면 약 10% 수준. 설비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아 초기 '투자 리스크'를 낮출 수 있다는 점도 메리트다.

27일 현대차그룹 고위 관계자는 “싱가포르 주룽단지의 연산 3만 대 규모의 전기차 공장이 향후 글로벌 주요 (생산)거점의 모태가 될 것”이라며 “내연기관과 비교해 생산공정이 단순해, 적게 찍어내도 '손익분기점'에 쉽게 도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소규모로 추진한 싱가포르 전기차 조립공장은 애초 지난 4월부터 시험양산을 계획 했으나 이 시점을 하반기로 미뤘다”라며 “여러 차종을 소규모로 생산하는 ‘다차종 소량 생산’ 시스템을 검증하고 또 검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2020년 10월, 싱가포르 주롱혁신지구에 현대차그룹 글로벌 혁신센터 ‘HMGICS(Hyundai Motor Group Innovation Center in Singapore)’ 건설을 추진했다.

이를 통해 미래 모빌리티 수요를 분석하고 실증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동시에 첫 전용 전기차인 아이오닉 5의 현지 생산도 공언했다. 2025년까지 연산 3만 대 규모로 생산을 확대하겠다는 구체적 청사진도 내놨다.

3만 대 규모의 소규모 조립공장은 현대차그룹에게 이례적이다.

앞서 현대차는 1996년 연산 30만 대 규모의 아산공장을 준공했다. 그랜저와 쏘나타 등이 이곳에서 나온다. 현대차는 이곳의 설계도를 활용해 글로벌 주요 거점에 생산공장을 확대했다. 미국은 물론, 유럽과 남미 공장 건설 때도 아산공장이 모태였다. 이른바 ‘마더 팩토리’다.

2024년 싱가포르 전기차 공장이 완공되면 연산 3만 대 규모의 이 전기차 공장이 '전기차 마더 팩토리'가 된다. 향후 현대차는 물론, 기아의 글로벌 전기차 생산 거점의 표본이 될 수 있다.

상대적으로 생산규모가 작은 미니 공장은 신흥국 진출에도 유리하다. 상대적으로 초기 투자 리스크가 적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대차는 올해 1월 방글라데시에 내연기관 자동차의 CKD(반조립) 공장을 준공했는데 이 공장이 연산 3만 대 규모다. 올해 1000대를 시작으로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생산규모를 확대한다. 이를 통해 최종 목표인 3만 대에 접근한다. 앞서 2020년 10월에도 카자흐스탄 알마티에 3만 대 규모의 공장을 준공한 바 있다.

미니 공장은 국내에도 들어선다. 지난해 7월 현대차 노사는 국내 신규공장 건설 등을 담은 투자계획에 합의했다.2025년 완공을 목표로 울산에 전기차 전용 공장을 짓는다는 데 양측이 합의한 것. 이 공장 역시 3만 대 단위다.

미니공장은 필요에 따라 3만 대씩 추가 증설도 가능하다. 이 공장이 완공되면 1996년 아산공장 건설 이후 29년 만에 들어서는 현대차 국내 공장이 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싱가포르 현지 거점은 지능형 제조 플랫폼을 실증할 시험대”라며 “단순하게 차를 조립하는 차원을 벗어나 향후 지능형 생산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다양한 연구도 병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필요하다면 3만 대를 기준단위로 증설이 가능한 시스템”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현대차그룹 고위 관계자는 "싱가포르 현지에 3만 대 공장 실증을 마치고 보완점을 분석하면 향후 다른 소규모 공장을 건설할 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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