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지옥’ 오은영, 아이 잃은 아내 사연에 눈물…“자책 바라지 않을 것”

입력 2023-06-27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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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MBC ‘오은영 리포트 - 결혼지옥’)
침대 반경 3m를 벗어나지 않던 아내의 사연이 공개됐다.

26일 방송된 MBC ‘오은영 리포트 - 결혼지옥’(이하 ‘결혼지옥’)에서는 결혼 내내 두 집 살림을 해왔다는 주말 부부가 등장해 고민을 털어놨다.

이들 부부는 결혼식 이후 남편은 경기 화성에, 아내는 경기 화성에 각자의 집을 두고 살았다고 밝혀 의문을 자아냈다. 부부가 만나는 유일한 시간은 주말뿐이었다. 사실 아내에겐 우울증이 있어 가벼운 외출조차 나설 수 없는 상황이었고, 남편은 그런 아내가 답답했다. 남편은 아내의 무기력증과 우울증 때문에 상담을 받고 싶었다며 출연 이유를 밝혔다.

이날 파주에서 홀로 사는 아내의 일상이 공개됐다. 아내의 동선은 침대 반경 3m를 벗어나지 않았다. 유일한 외출은 2주에 한 번꼴로 병원에 갈 때뿐이었다. 우울증에서 비롯된 불안증, 수면장애, 대인기피증이 아내를 괴롭혔고, 심지어 1년 전 갑상샘암 수술까지 받게 되면서 아내는 더 무기력해졌다.

그러나 더 큰 마음의 상처가 있었다. 전남편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을 교통사고로 잃은 바 있던 것. 그는 “아이가 하늘을 갔지만, 안 믿었다. 내 눈으로 봐야겠더라”며 “여름이라 잘 안 보여주려고 하더라. 그런데 아이가 한쪽 눈을 뜨고 있더라. 엄마 보고 눈 감으려고 그랬는지, 눈을 안 감고 있더라”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그는 아이에 대해 “제가 태어나서 유일하게 잘한 일. 제가 살아가는 이유. 제 심장”이라며 애틋함을 드러냈고, 이를 지켜보던 오은영도 눈시울을 붉혔다. 아내는 아이를 잃은 후 얻게 된 우울증으로 10년간 정신과 약에 의존해야 했다.

▲(출처=MBC ‘오은영 리포트 - 결혼지옥’)

아이를 잃고 방황하던 중, 지금의 남편과 시어머니를 만났다고. 시어머니는 아내의 있는 그대로를 받아주시던 천사 같은 분이었다. 아내는 시어머니를 통해 아픔을 추스르고 다시 살아갈 힘을 얻는 듯했지만, 시어머니마저 갑작스럽게 부부의 곁을 떠나면서 또 한 번의 지독한 상실을 겪어야 했다. 오은영 박사는 아내가 두 번의 큰 상실을 겪은 후 다시 세상을 살아갈 동아줄 같은 존재를 아직도 찾지 못한 것 같다며 아내의 공허한 마음을 위로했다. 이어 “내 탓이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정말 그 마음 이해한다. 그러나 지나친 죄책감과 자책은, 하늘에 있는 아이가 엄마가 그러지 않기를 바랄 것”이라고 당부했다.

다음 날 아침, 아내는 어김없이 침대에 누워 있었지만 남편은 외출을 원했다. 남편의 설득 끝에 두 사람은 과거에 즐겨 찾았던 낚시터를 찾았다. 한적하고 조용한 낚시터에서 둘은 미뤄왔던 대화를 나눴다. 남편이 아내에게 혼인신고를 할 건지 물었지만, 아내는 선뜻 대답하지 않았다. 남편은 혼인신고를 하면 둘의 관계에 대해 더 책임감이 생길 것 같다고 말했지만, 아내는 책임감 때문에 살고 싶진 않다고 선을 그었다.

아내는 혼인신고보다 남편과 시험관으로 아이를 갖고 싶다는 생각을 밝혔다. 그동안 아이를 잃은 상처 때문에 망설였지만, 용기를 내보기로 결심했다는 것. 그러나 남편은 혼란스러워했다.

두 사람을 지켜보던 오은영 박사는 남편이 사는 화성 집을 ‘우리 집’으로 삼고 합가하라고 조언했다. 그리고 파주를 떠나 화성으로 가도 아내가 10년 동안 소통해 온 주치의 선생님과의 연을 이어갈 수 있다면서, 병원에 다니는 빈도를 더 늘리고 여행을 가는 마음으로 파주를 다녀보라고 권유했다. 남편도 아내의 주치의 선생님에게 상담을 받아보고, 임신 과정도 꼭 주치의 선생님과 의논하라는 조언을 덧붙였다.

또 배달 음식으로만 식사를 해결하는 아내에게 불만을 느끼고 있었던 남편을 위해, 배달 음식을 시켜 먹더라도 집에서 한 번 더 데워서 그릇에 담아 함께 식사하라며 합의점을 이끌었다.

한편, ‘결혼지옥’은 매주 월요일 오후 10시 30분에 방송된다.

▲(출처=MBC ‘오은영 리포트 - 결혼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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