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팔고 ‘금리’ 고개 들고…국내 증시도 장마

입력 2023-06-26 14:09수정 2023-06-26 17:20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환차손’ 민감 외국인 순매도세 전환…연준 추가 금리 인상 우려
‘반도체’ 업황 반등·‘무역수지’ 흑자 확인되면 증시 상승 모멘텀
AI발 기술주 사이클 ‘서머랠리’ VS 7월 중순까지 ‘조정국면’

▲조현호 기자 hyunho@

국내 증시가 장마철에 접어들었다. 상반기 증시를 이끌어온 외국인은 순매도세로 돌아섰고,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다시 고개를 들면서 국내 증시도 숨고르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비구름이 걷힌 뒤 증시 날씨 전망은 엇갈린다. 미리 주식을 사놓고 휴가를 떠나면서 주가가 상승하는 ‘서머랠리’가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과 반대로 시장이 좋지 않아 주식을 팔고 휴가를 떠나려는 사람들로 박스권 장세 혹은 조정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선다.

외국인 11주만에 순매도 전환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 들어 4780억 원어치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지난주(6월 19~23일)에만 코스피 시장에서 1조1000억 원 순매도하며 11주 만에 순매도세를 보였다. 19일부터 6거래일 연속 마이너스 행진이다.

외국인의 이탈을 이끈 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추가 금리 인상 우려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최근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와 하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서 “올해 금리를 두 차례 정도 올리는 게 적절하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의 발언은 ‘연준의 긴축 상반기 종료 + 연말 혹은 내년 초 인하’를 주가에 반영해왔던 시장참여자들의 베팅을 일정 부분 후퇴시켰다.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우려가 커지면서 원화는 달러 대비 약한 흐름을 보였다. 1270원대까지 내려갔던 원·달러 환율은 다시 1300원을 웃돌고 있다. 이는 환차손에 민감한 외국인이 일부 주식을 매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줬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높아진 긴축 강도가 차익실현의 빌미가 됐다. 중국이 기준금리 인하에 나서면서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도 나타났지만 시장 예상보다 인하 폭은 낮아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었다”라고 분석했다.

반도체 업황·무역수지에 러시아까지 변수 산적

기준금리 외에도 7~8월 증시 흐름을 바꿀 변수가 산적해 있다. 당장 30일 발표될 5월 산업활동동향과 내달 1일 발표되는 6월 수출입 동향 결과가 중요한 가늠자다. 산업활동동향에서는 반도체 업종 재고 감소폭이 관심사다. 4월 반도체 재고는 기대와 달리 전월 대비 31.5% 폭증하며 업황 개선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번에 발표되는 5월 반도체 업종의 재고 조정 및 생산 감소폭은 이미 기대감으로 반등한 반도체 주가 흐름의 중요한 분수령 역할을 할 전망이다.

6월 수출입동향 결과에선 무역수지 흑자전환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이달 1~20일 수출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5.3%의 플러스 증가율을 나타내고 있다. 6월 수출증가율은 보합권을, 무역수지는 보합권 혹은 소폭의 흑자전환이 기대된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재고 및 6월 수출증가율에서 시장 예상대로 반도체 재고 급감과 수출증가율 개선이 확인된다면, 국내 증시의 추가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동시에 하반기 국내 경기 개선 기대감을 강화시켜줄 공산이 높다”라고 했다.

러시아 사태는 새로운 불확실성으로 떠올랐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상대로 한 쿠데타 시도는 마무리된 모습이지만, 러시아발 정치 불확실성과 함께 우크라이나와의 전쟁 종결 문제와 맞물려 유가, 곡물 등 원자재 가격 변동성을 자극할 수 있다.

▲외국인 순매수 추이 (한국거래소)

코스피지수 얼마나 가나

증권가에서는 외국인의 순매도세가 일시적이고, 기준금리 인상 역시 쉽지 않을 것이라며 서머랠리를 기대하는 장밋빛 전망이 조심스레 나온다.

메리츠증권은 “기업 실적 개선 기대감과 연준 금리 인상 중단, 인공지능(AI) 중심의 기술주 사이클 개시 등으로 증시가 상승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7~8월 코스피 전망치 상단을 2900포인트로 제시했다.

한화투자증권은 “7월 주식시장은 매크로 변동성 하락, AI 수요 확인으로 특징지어질 것이다. AI 수요가 확인되면 코스피의 높아진 밸류에이션은 용인될 수 있다”며 코스피 지수 범위를 2350~2750포인트로 전망했다.

반면, 경기둔화 압력과 소비여력 감소에 증시가 박스권 장세나 약세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7월 중순 미국 실적시즌 개막 이전까지 주식시장은 완만한 가격 조정 내지는 기간 조정 양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내다봤다.

NH투자증권은 7월 코스피 밴드를 2540~2732포인트로 제시하며 “7월 중순까지는 조정 국민이 지속될 것으로 판단되지만, 국면의 지속성은 평균적으로 1개월에서 2개월로 매우 짧은 편”이라고 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