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 전원 ‘불체포특권 포기’ 혁신위 과제 받은 민주당, 복잡해진 속내

입력 2023-06-25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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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혁신위원회 김남희·윤형중 대변인이 23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혁신위 2차 회의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왼쪽은 박성준 의원. 2023.6.23 uwg806@yna.co.kr/2023-06-23 13:40:00/<저작권자 ⓒ 1980-2023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김은경 혁신위’로부터 민주당 국회의원 전원이 불체포특권을 포기해야 한다는 과제를 받고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민주당은 새로운 수장 선임으로 혁신위가 출범하고, 이재명 대표의 불체포특권 포기 선언으로 ‘방탄’ 비판을 돌파하기 위한 길을 여는 등 난제를 하나씩 풀어가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혁신위가 첫 쇄신안으로 민주당 의원 전체 불체포특권 포기를 제안하면서 당 지도부가 결단을 내릴 수 있을지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민주당 혁신기구인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김은경 혁신위원회’는 23일 2차 비공개 회의 후 당에 민주당 의원 전원이 불체포특권을 포기하는 서약서를 제출하고, 향후 체포안 가결을 당론으로 채택할 것을 제안했다.

윤형중 혁신위 대변인은 이날 “불체포특권은 의원에게 보장된 헌법적 권리이나 민주당이 선제적으로 내려놓고, 체포와 구속심사에 대한 사법부의 판단을 신뢰하되 문제가 발생하면 당내 조사를 통해 억울한 분이 없도록 법률지원을 하는 방식으로 당내 절차를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당은 이 대표의 불체포특권 포기 선언이 개인의 결단이라는 입장이었지만, 국민의힘에서도 불체포특권 포기 서명운동을 먼저 시작하는 등 압박이 커졌던 상황이다. 이에 혁신위까지 출범 사흘 만에 첫번째 혁신안으로 전체 불체포특권 포기와 체포동의안 가결 당론 채택을 제안한 것이다.

해당 제안에 대한 의원들의 생각이 다양한 만큼 당 지도부의 결정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 민주당 중진 의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불체포특권이란 것이 국회의 입법권을 보호하기 위한 역할을 하는 제도인데, (의원 전체가) 스스로 내려놓는다는 것은 고민을 해봐야 할 대목”이라며 “입법부의 기능을 강화하는 목적이 있기 때문에 권한을 내려놓는다 하더라도 코인 문제처럼 사적 영역에서 문제가 된 부분인가, 공적 영역에서 불합리한 일을 당한 경우인가를 나눠 따져볼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먼저 불체포특권 포기 선언을 이어가는 부분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그는 “여당과 야당의 상황과 역할이 다르다”며 “또 국민의힘이 하니까 우리도 한다라는 모양새로 비춰지는 것도 고민해봐야 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이처럼 원론적인 반대 의견이 큰 힘을 얻지 못할 수도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 대표 사법리스크와 그 외 의원들을 둘러싼 논란에서는 방탄국회 오명을 벗는 게 절실하다는 지적이 있었던 만큼 혁신위의 이 같은 제안을 이제야 반대하는 게 모순적이라는 것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아직 의견을 들어봐야 하고, 결정된 것은 없지만 이 대표의 결단에는 그런 지적이 크지 않았던 만큼 이번에 반대를 할 명분이 있을까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특히 혁신위가 내놓은 첫 제안인 점도 당 지도부의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1호 혁신안부터 수용되지 않을 경우 혁신위 출범의 진정성이나 실효성에 대한 의심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당내에서도 과감한 혁신을 위해서는 당 차원에서 불체포특권을 포기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는 상황이다.

당은 의원총회, 최고위원회의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한 민주당 재선 의원은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의 의견을 들어봐야 하지 않겠냐”며 “아직까지 결정을 예단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불체포특권은 국회의원이 가지는 헌법상 권리로, 현행범이 아닌 한 회기 중 국회 동의 없이 국회의원을 체포 또는 구금하지 않도록 하는 내용이다. 행정부의 부당한 억압으로부터 국회의원의 자주적인 활동을 보장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이나, 최근 잇따라 국회로 넘어온 민주당 국회의원 체포동의안 표결이 부결되면서 방탄국회 비판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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