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운 우리말] “끝자막 뒤에 부록영상 나와요”

입력 2023-06-2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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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의 질주: 라이드 오어 다이' 스틸컷. 영화가 끝난뒤 끝자막과 중요 부록영상 2개가 나온다. (유니버설 픽쳐스)
“엔딩크레딧 다 보세요. 마지막에 쿠키영상 2개 나와요.”

마블이나 DC의 히어로 영화, 할리우드의 액션 프랜차이즈를 즐겨보는 관객이라면 모를 수 없는 표현이다. 영화가 끝난 뒤 제작진 이름과 소속 조합, 업체 등을 소상히 알려주는 끝자막까지 보고 나면 후속 작품을 예고하는 짤막한 부록영상이 나온다는 뜻이다. 마케팅사, 언론, 블로거 등 개인 관람객이 두루 사용하는 표현이다.

‘엔딩크레딧’(Ending Credit)은 영화가 끝난 뒤 감독, 작가, 프로듀서, 배우는 물론이고 촬영ㆍ편집ㆍ음악ㆍ미술ㆍ의상ㆍ특수효과ㆍ마케팅 등 한 편의 작품을 만들기 위해 투입된 모든 인력의 이름을 순차대로 열거하는 부분을 뜻한다. 감독, 작가, 프로듀서의 경우 소속된 조합명을 병기하고 무대설치, 시각효과 등 전문업계의 경우 업체명까지 함께 기재한다. 영화 한 편을 만드는 데 기여한 수많은 이들에 대한 존중을 표하는 의미다.

‘쿠키 영상’은 이 대목 앞뒤로 짧게 삽입된 영상을 부르는 일종의 애칭이다. 어원은 불명확하지만, 주로 후속편의 주요 사건을 암시하는 새로운 인물을 맛보기처럼 미리 보여줘 관객의 관람 욕구를 끌어올리는 특성상 ‘행운의 쿠키’(Fortune Cookie)와 같은 맥락에서 사용된다는 설이 있다. 지난달 개봉한 ‘분노의 질주: 라이드 오어 다이’는 이미 죽은 줄 알았던 지젤 역의 갤 가돗과 시리즈에서 하차한 홉스 역의 드웨인 존슨을 등장시켜 다음 편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켰다.

이때 ‘엔딩크레딧’은 끝자막, ‘쿠키영상’은 부록영상으로 순화해도 의미 전달에 지장이 없다. ‘끝자막’의 경우 국립국어원이 누리꾼의 제안 426건을 토대로 투표에 부쳐 지난 2013년 최종 선정한 만큼, 실생활에서 애용하는 것만으로도 국민이 직접 뽑은 우리말 대체어에 힘을 실어주는 일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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